동아(冬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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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제의 제물이자 음식 재료로 사용한 박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의 열매.

개설

1년생 초본식물인 박과의 열매로 6월에 천신된 물품이다. 선·느르미·전·김치 등의 음식 재료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약용으로도 쓰였다. 동아, 동과(東瓜), 동화(東花)라고도 한다.

원산지 및 유통

원산지는 인도이며, 열대 아시아 지역과 중국에서 오랫동안 재배해 왔다. 한반도에는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목은집(牧隱集)』에는 적성(赤城)의 유찬(兪瓚)판사(判事)가 동아와 우엉을 보내왔기에 우스개 시를 지어서 감사를 표현한 내용이 있다. 이로써 고려시대에 이미 동아를 재배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재총화(慵齋叢話)』에는 고려 때 한 재상이 버린 짚신을 주워서 땅에 묻고 동과(冬瓜) 씨를 심었는데 매우 잘되어 많은 이익을 얻었다는 일화가 있다.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충주에서 나는 동아가 제일 좋다고 하여 조선시대에는 동아의 명산지도 알려져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연원 및 용도

동아는 6월에 종묘에 천신되었다. 하지만 불규칙한 날씨 탓에 제때에 진상되지 못하기도 하였다. 선조대에는 동과가 아직 익지 않았다고 하자 예조(禮曹)에서 그 실태를 조사하여 보고하였다(『선조실록』 7년 7월 2일).

지금은 흔한 음식 재료가 아니지만, 조선에서는 가장 많이 이용된 과채류 중의 하나였다. 동아선, 동아느르미, 동아적, 동아전, 동아돈채, 동아초, 동아섞박지, 동아병, 동아정과, 동아주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었다.

동아누르미는 채 익지 않은 동아를 얇게 저며 둔다. 소고기나 꿩고기, 묵은 닭고기를 약간 삶아 곱게 다져서 가늘게 두드려 소를 만든다. 동아 저민 것에 소를 넣고 전병처럼 말아 양푼에 담고 솥에 중탕하여 익으면 꾸미와 후춧가루를 얹어 먹는다. 동아전은 갸름갸름하게 나박김치 썰 듯하여 소금 간을 하고 기름에 지져서 겨자즙이나 꿀을 넣어 재워 두었다가 먹었다.

동과주는 제일 좋은 씨동아의 윗부분을 베고 속을 파내 버리고 술을 붓고 다시 벤 딱지를 맞추어 덮고 틈이 없이 밀랍을 녹여 막아 두었다가 잘 익게 달여 내어 먹었다. 동과정과(冬瓜正果)는 아주 단단한 동아를 골라 조각조각 베어 속을 긁어 버리고 굴 껍데기를 태운 재인 사회(沙灰)에 문질러 재워 두었다가 깨끗하게 씻은 후 꿀물에 졸여서 만든다.

저장시설이 발달하지 못한 조선에서는 비수기를 위한 식품저장이 문제였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의 동아 담는 법에는 동아가 쉬 썩어 겨울을 지내기가 어려우니, 9~10월에 껍질을 벗기고 잘라서 소금을 많이 뿌려 독에 넣어 두었다가 다음 봄에 소금기를 빼고 쓰라고 하였다.

동아는 약용으로도 쓰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가래를 삭여 기침을 멎게 하고, 폐농양이나 충수염 등에 소염 효과가 있고, 이뇨 작용을 한다고 하였다. 물고기나 게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도 동과즙(冬瓜汁)이 가장 효험이 있다고 했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독이 있는 게[蟹]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는 동과(冬瓜)를 달인 즙이 좋다고 하였다.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에도 정약용(丁若鏞)이 8~9세 때 초가을에 강의 게가 살찌기 시작할 무렵 온 식구가 그것을 먹고 중독되었는데 동아·마늘·차조기 등을 갈아 먹고 가족들의 지극한 간호 덕분에 살아났다고 하였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산림경제』에는 『산거사요(山居四要)』를 인용하여 서화(書畵)가 증습(蒸濕)되어 변색되고 젖은 것은 동과를 사용하여 씻을 수 있고, 의복이 누져 변색된 것은 동과로 씻어 때를 뺄 수 있다고 하였다.

참고문헌

  •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 『도문대작(屠門大嚼)』
  • 『동의보감(東醫寶鑑)』
  • 『산림경제(山林經濟)』
  • 『술만드는 법』
  • 『옥담사집(玉潭私集)』
  • 『용재총화(慵齋叢話)』
  • 『윤씨음식법(尹氏飮食法)』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 『음식방문(飮食方文)』
  • 『음식보(飮食譜)』
  • 『이씨음식법(李氏飮食法)』
  • 『주식방문(酒食方文)』
  • 『주식시의(酒食是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