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타참법석(大彌陁懺法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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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가 극락정토에서 왕생하기를 기원하며 아미타불에게 예참(禮懺)하는 불교 의식.

개설

불교의 중음(中陰) 및 윤회 사상을 바탕으로, 산 자가 죽은 자의 왕생극락을 위해 극락세계의 아미타불 등을 청해 예배하며 망자가 지은 잘못을 참회하는 의식이다. 칠칠재(七七齋) 기간에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에 의거하여 봉행한다. 조선시대의 경우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419년(세종 1) 정종의 칠칠재 법석 때 설행된 단 1회뿐이다. 그러나 1503년(연산군 9)에도 『예념미타도량참법』이 간행된 것으로 미루어 예참법석이 왕실에서 계속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후에는 아미타불의 명호를 외우는 염불로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연원 및 변천

대미타참법석은 아미타불을 염(念)하면 내생에 서방정토에 태어난다는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불교의 교리에 따르면, 사람은 죽으면 평소에 지은 업에 따라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천상 등 여섯 세계 중 한 곳에 태어난다. 생전에 선한 업을 쌓은 사람은 곧바로 천상에 태어나고, 악한 업을 쌓은 사람은 지옥에 떨어진다. 그렇지만 못한 사람은 49일의 중음 기간을 거쳐 다음 생의 몸을 받는다. 그런데 이때 남은 가족이 망자를 위해 부처에게 공양을 올리고 대승 경전을 염송하거나 죄업을 참회해 주면, 망자는 이 여섯 세계를 벗어나 극락에 태어난다. 극락에 태어나면 다시는 여섯 세계를 윤회하지 않고 결국에는 성불한다고 한다.

극락세계와 아미타불에 대한 경전으로는 『아미타경』, 『관무량수경』, 『무량수경』 등이 있다. 『아미타경』에 따르면, 아미타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미타불의 이름을 외우되 조금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임종할 때 아미타불이 그 사람 앞에 나타나 극락세계에서 왕생하도록 인도한다고 한다. 또 『지장보살본원경』「이익존망품」에서는, 망자는 49일의 중음 기간 동안 혈육과 친척들이 복을 지어 구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 산 자가 정성을 다해 깨끗하게 만든 음식을 부처와 승려에게 올려 공덕을 지어 복을 닦아 주면, 그 공덕의 칠분의 일은 망자가 받고 나머지는 산 사람의 차지가 된다고 한다.

『예념미타도량참법』은 금나라의 왕자성이 정토에 왕생한 인연 설화를 모아 편찬한 책으로, 원나라 때인 1332년에 중간(重刊)되면서 널리 퍼졌다. 명나라 태조는 원나라 말기에 전란으로 죽은 망령을 천도하기 위해 남경 장산에서 여러 차례 대미타참법회를 열었다. 그 후 이 참법은 명나라에서 널리 유행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인 1419년에 정종의 빈전에서 칠칠재의 6재 법석으로 대미타참법석이 설행되었다(『세종실록』 1년 11월 3일). 그 뒤 1474년(성종 5)에는 세조의 비인 자성대왕대비(慈聖大王大妃)가 손부(孫婦)인 공혜왕후(恭惠王后) 한씨(韓氏)를 위해 『예념미타도량참법』을 목판본으로 간행하였다. 이를 통해, 1420년(세종 2)에 왕실의 칠칠재 추천(追薦) 법석이 공식적으로 폐지된 이후에도 추복(追福)을 위한 경전 간행 불사는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예념미타참의 형식은 조선중기에 이르면 ‘염불보권문’과 ‘염불작법’, ‘정토업’ 등의 의례로 분화되었다.

절차 및 내용

대미타참법석의 행법은 『작법절차(作法節次)』에 의거한다. 먼저 향과 등불, 꽃 등을 올리고 삼귀의를 하며 삼보(三寶)의 강림을 청한다. 법석을 열게 된 연유를 아뢰고, 관세음보살을 청하여 도량을 청정하게 한다. 그 뒤 일대교주 석가모니불, 극락도사 아미타불, 관음세지대보살, 청정대해중보살, 미타회상 불보살의 명호를 거명한다. 이어 법사는 때에 따라 문장을 지어 아뢰며 개경게송과 진언을 하고, 회주승은 『예념미타도량참법』을 풀어 해석한 뒤 함께 예참을 시작한다.

『예념미타도량참법』은 10권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에 과거·현재·미래의 부처인 과거비바시불, 시기불, 비사부불, 구류손불, 구나함모니불, 가섭불, 석가모니불, 서방아미타불, 당래교주 미륵존불이 그려져 있는데, 각 불명 앞에 ‘나무[南無]’가 표기되어 있다. 이는 존상을 봉안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존상이나 탱화로 그려 모시지 못할 때는 번(旛)으로 모신다. 13편은 ① 사방의 삼보에게 귀의함, ② 의심을 끊고 믿음을 냄, ③ 가르침을 인용하여 비교함, ④ 왕생전록, ⑤ 극락세계의 장엄 이야기, ⑥ 죄장을 예참함, ⑦ 보리심을 냄, ⑧ 왕생을 발원함, ⑨ 왕생을 구하기 위해 행하는 문, ⑩ 모두 부처님께 예를 올림, ⑪ 스스로 경축함, ⑫ 널리 모두 회향함, ⑬ 널리 전파할 것을 부탁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러 경전과 논서의 내용을 간추리고, 경전에 출전하는 불보살에게 예경하고 참회하는 의식을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예념미타도량참법』 내에 실린 「왕생전록(往生傳錄」에는 왕생극락을 이룬 이들의 사례가 나열되어 있다.

『예념미타도량참법』은 아미타불 등 제불(諸佛)에 대한 예배 칭명의 염불이 주를 이룬다. 이는 아미타불의 명호를 열 번 외우면 왕생하게 된다는 ‘십념왕생원(十念往生願)’의 실천 행법을 의례화한 것이다. 왕실이 아닌 민간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칠칠재 법석 등을 베풀기 어려운 까닭에 아미타불의 이름을 외우는 의식이 널리 보급되었다.

참고문헌

  • 『작법절차(作法節次)』
  •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
  •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脩大藏經) 12.
  • 『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脩大藏經) 12.
  • 『지장보살본원경(地裝菩薩本願經)』,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脩大藏經)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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