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주(過夏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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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이나 멥쌀로 담근 청주(淸酒)에 소주를 섞어 빚은 혼성주(混成酒).

개설

조선에서 여름철에 마시던 술이다. 곡물로 빚은 술은 여름철의 높은 기온에 쉽게 상하여 술맛이 변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독한 소주를 섞어 저장성을 높인 술이다. 그래서 이름이 여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과하주(過夏酒)이다.

만드는 법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의하면, 봄과 여름 사이에 잘 찧은 멥쌀 1~2되를 가루 내어 범벅을 만들어 서늘하게 식으면 가루누룩을 넣어 익힌다. 술맛이 써지면 찹쌀 1말을 지에밥을 쪄서 완전히 식으면 빚어 둔 밑술에 버무려 둔다. 술맛이 써진 후 소주를 고아 부었다가 이레 만에 소주 20복자씩 붓는다.

연원 및 용도

조선초기부터 서울에서 즐겨 마시던 술이다(『태종실록』 18년 4월 2일). 『우서(迂書)』에는 사대부가에서 제사에 쓸 음식을 시장에서 사다가 쓴다는 기록이 있는데, 과하주도 포함되어 있어 과하주가 제주(祭酒)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유상필(柳相弼)은 『동사록(東槎錄)』에서 일본에서 마신 술이 과하주의 맛과 같다고 하였다.

과하주는 『주방문(酒方文)』,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음식보(飮食譜)』, 『산림경제(山林經濟)』,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규합총서』,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역주방문(曆酒方文)』, 『규곤요람(閨壼要覽)』, 『양주방(釀酒方)』, 『시의전서(是議全書)』 등 많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어 조선시대에 널리 애용된 술임을 알 수 있다.

곡물로 빚은 청주에 소주를 섞는 원리는 같으나 『음식디미방』과 『양주방(釀酒方)』에서는 단양주에 소주를 섞어 숙성시키고, 『규합총서』에서는 이양주(二釀酒)에 소주를 섞어 숙성시키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누룩가루를 미리 물에 섞어 두었다가 체에 밭친 누룩 물에 지에밥을 섞기도 하고, 지에밥을 쪄서 누룩가루를 바로 섞어 빚기도 하는 등 다양한 주조법이 있었다.

생활·민속적 관련 사항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 오늘날에는 경상북도 김천 과하주와 전라북도 전주 과하주가 유명하다. 김천 과하주는 찹쌀 고두밥에 누룩가루를 과하천의 물에 섞어 우려낸 누룩 물로 빚은 술이다. 90일 이상 숙성시켜 술의 알코올 농도는 25% 정도로 높아 한여름에도 술맛이 변하지 않는다. 소주를 따로 섞지 않아도 여름을 날 수 있다. 전주 과하주는 『규합총서』의 법과 유사하다. 멥쌀로 빚은 이양주에 소주를 섞어 붓고, 꿀이나 여러 약재를 함께 넣어 숙성시키는 술이다.

참고문헌

  • 『규곤요람(閨壼要覽)』
  • 『규합총서(閨閤叢書)』
  • 『동사록(東槎錄)』
  • 『산림경제(山林經濟)』
  • 『시의전서(是議全書)』
  • 『양주방(釀酒方)』
  • 『역주방문(曆酒方文)』
  • 『우서(迂書)』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 『음식보(飮食譜)』
  •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 『주방문(酒方文)』
  •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