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묵재(恭默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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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북쪽의 태원전 남행각 밖에 있는 어재실.

개설

임진왜란 이전의 경복궁에는 없었으나 이후에 조성된 시설 중 대표적인 것이 태원전(泰元殿), 회안전(會安殿), 문경전(文慶殿) 등 경복궁 서북쪽에 있는 빈전(殯殿), 혼전(魂殿) 용도의 전각군이다. 공묵재(恭默齋)는 태원전 남행각 밖에 별도로 조성된 어재실(御齋室)로서, 왕이 신하들을 만나 산릉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였다. 명성황후(明成皇后)의 빈전을 설치하였을 때에도 공묵재에서 신하들을 만난 바 있다.

위치 및 용도

태원전 일곽은 궁역 내를 관통하여 흐르는 물길에 의해 타 영역과 분리되었다. 남쪽으로부터 문경전, 회안전, 태원전 영역이 각각 구성되었다. 공묵재는 경복궁 태원전의 남행각 밖의 동쪽 마당에 있다. 태원전으로 진입하는 동선은 남쪽 삼문인 건숙문(建肅門)에서 경안문(景安門)을 거쳐 복도각 5칸을 통해야 하는데, 두 문 사이의 마당에서 따로 동쪽으로 일각문을 지나면 공묵재의 영역이다.

이 일대에 빈전, 혼전 용도의 전각이 조성된 것은 고종대에 경복궁을 중건하면서이다. 이전까지의 국상(國喪)에서 5개월여의 빈전 의례, 22개월여의 혼전 의례는 통상 편전(便殿) 등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다 보니 궁궐의 공간 사용에서 심각한 변동이 일어날 정도의 영향이 있었다. 그래서 경복궁을 중건하면서는 별도로 빈전, 혼전 영역을 조성하고 대부분의 흉례 의식을 이곳에서 진행하도록 하였다.

본격적인 용도로 처음 사용된 것은 1890년(고종 27)의 신정왕후(神貞王后) 국상이었다. 이때 공묵재에 빈전 거려청(居廬廳)을 설치하였다. 명성황후의 국상을 겪으면서 고종은 공묵재에서 각국 공사, 궁내부 대신, 총리대신 등을 만났다. 경복궁의 빈전·혼전 영역의 운영은 이후 경운궁에서도 계승되어, 1904년(광무 8)에 순종비가 승하했을 때 문경전(文慶殿)과 회안전을 경운궁 북서쪽 영성문(永成門) 안으로 옮겨서 사용한 바 있다.

변천 및 현황

경복궁의 빈전·혼전 일대의 태원전·회안전·문경전 등은 조선전기에는 없었으며, 고종대에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처음 등장하였다. 중건 공사의 후반부인 1868년(고종 5)에 태원전이 완성되었다. 1872년(고종 9)에 조선의 건국 480주년을 맞이하여 태조의 존호를 올리고 영희전(永禧殿)의 태조·원종의 어진을 모사하기 위해 잠시 이곳에 옮기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1890년(고종 27)에 신정왕후가 승하했을 때와 1895년(고종 32)에 명성황후가 승하했을 때 빈전을 태원전에 설치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이 일곽에 관사가 들어서면서 훼철되었고, 해방 후에는 청와대 외곽을 경비하는 30사단이 주둔하였다. 2005년에 복원되었다.

형태

공묵재는 정면 5칸, 측면 1칸 반의 작은 전각이다. 「북궐도형(北闕圖形)」을 기준으로 보면, 동쪽 1칸에는 부엌을 들였고, 연이어 2칸의 방과 2칸의 대청을 설치하였다. 방과 대청에는 전면 퇴를 두었다. 가장 서쪽 칸 뒤쪽으로는 태원전의 남행각으로 연결되는 복도를 설치하였다. 현재의 공묵재는 정면에서 보아 동쪽 3칸에 4분합문을 설치하였고, 서쪽 2칸은 개방하였다. 전면 기단부 아래로는 중앙의 3칸에만 계단을 놓았고, 기단 위에서는 서쪽 대청의 2칸에 두었다. 홑처마의 팔작지붕이며, 양상도회는 하지 않았다.

관련사건 및 일화

공묵재는 1890년에 신정왕후의 국장을 치를 때 빈전 거려청으로 사용되었다. 혼전 거려청은 예성문 안 행각이었다(『고종실록』 7년 4월 18일). 왕은 궁내부 대신, 내각 총리대신, 각부 대신 및 각국 공사의 새해인사를 이곳에서 받았다(『고종실록』 33년 1월 1일). 또한 프랑스 공사르페브르([盧飛鳧], Lefevres), 러시아 공사스페예르([士貝耶], Speyer, Alexei de)와 전 공사인 베베르([韋貝], Karl Ivanovich Veber)를 접견하였다(『고종실록』 33년 1월 4일)(『고종실록』 33년 1월 12일).

참고문헌

  • 「경복궁배치도(景福宮配置圖)」「북궐도형(北闕圖形)」
  • 문화재청, 『조선시대 궁궐 용어해설』, 문화재청, 2009.
  • 이철원, 『왕궁사』, 동국문화사, 1954.
  • 조재모, 「조선시대 궁궐의 의례운영과 건축형식」,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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