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치휘편(格致彙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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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6년 청나라 상해에서 서양의 과학기술 서적을 번역하여 창간한 아시아 최초의 월간 과학기술 잡지.

개설

청나라에 주재하던 서양 선교사들이 창간한 월간잡지인 『중서문견록(中西聞見錄)』은 1876년에 『격치휘편(格致彙編)』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청나라 말기에 청나라에 체류 중이던 선교사들은 선교와 서구 과학기술의 소개를 목적으로 여러 잡지를 창간하였는데 미국인 선교사 윌리엄 알렉산더 파슨스 마틴(William Alexande Pasons Matin)과 다른 선교사들이 1872년 북경에서 창간한 잡지가 『중서문견록』이었다. 『중서문견록』의 영문명은 ‘Chinese Scientific Magazine’이었다. 1876년에 『중서견문록』이 정간되었고 그 뒤를 이어 상해에서 창간한 월간잡지가 『격치휘편』이다. 『격치휘편』은 『중서문견록』의 형식을 그대로 이어 독자들의 투고나 우화 및 서구 각국의 학문 발달을 소개하였다. 『격치휘편』은 1876년 2월부터 1882년 2월까지는 월간이었으며 1890년부터 1892년까지는 계간지로 간행되었다.

내용 및 특징

『격치휘편』은 양무운동이 한창이던 1876년(청 광서 2)에 상해에서 간행한 동양 최초의 월간 과학 잡지였다. 이 책에 실린 기사들은 서양 과학 이론과 관련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 고대의 학문에서 이 책의 제목을 따왔다. 『대학』의 ‘지재격물 물격이후지(知在格物 物格而後知)’라는 것에서 인용한 것이다. 『격치휘편』의 내용은 수학, 물리, 화학, 기계, 군사무기, 광물, 의학, 농업, 생물, 기기 제조, 전기, 지리, 서양의학, 종이 제조, 인쇄, 철로, 방직 등이었다.

『격치휘편』의 발행인은 영국인 존 프라이어(John Fryer)로 한자 이름은 부란아(傅蘭雅)였다. 1861년 영국 성공회에서 파견되어 홍콩에 왔다. 1863년 북경 동문관(同文館)의 영어 교습‚ 1865년 영화학당(英華學堂)의 교장을 역임하고 1868년 상해 강남제조국편역(江南制造局編驛)으로 부임한 후 28년 동안 근무하였다. 그는 한학에 조예가 깊어 143여 종에 이르는 영문 원서들을 번역하여 서구의 과학기술을 중국에 소개하였다. 1885년 격치서실(格致書室)을 창립하였고‚ 1896년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 동방언어문학 교수가 되었다. 저술로는 『중국교육명록(中國敎育名錄)』‚ 『중국유미학생획준입학기(中國留美學生獲準入學記』 등이 있다.

『격치휘편』이 간행될 때는 청국에서 양무(洋務)운동이 무르익은 시기이다. 양무운동은 유럽의 근대 기술을 도입하여 청국의 자강(自强)을 도모하고자 실시한 운동으로 군사 공업 부문에서 시작하였다. 이 운동으로 인해 수많은 서양 과학기술 관련 서적이 번역되거나 저술되었으며 『격치휘편』이 그 가운데 하나이다.

조선도 개항 이후 개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이 책을 활용하였다. 1882년(고종 19) 지석영이 올린 상소에서 여러 책과 함께 『격치휘편』을 거론하면서 막힌 소견을 열어 주고 시무(時務)를 환히 알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이런 책과 같은 서양의 문물과 관련한 서적들을 연구하기 위해 원(院)을 하나 설치하여 책들을 수집하고 한 고을에서 학문과 명망이 뛰어난 사람들 중에서 유생과 관리를 1명씩 뽑아서 배우고 익히도록 주장하였다. 기계의 이치를 이해하고 시국의 적절한 대응책을 연구하는 방법으로 『격치휘편』 같은 책을 적극 활용하자고 한 것이다(『고종실록』 19년 8월 23일).

변천

존 프라이어가 미국의 교수로 부임하고 양무운동이 실패하면서 더 이상 간행되지 않았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국사편찬위원회, 『고종시대사』, 1967.
  • 국사편찬위원회, 『同文彙考』, 1978.
  • 국사편찬위원회, 『修信使記錄』, 1971.
  • 鄭觀應, 『易言』, 홍문각, 1992.
  • 中央硏究院近代史硏究所, 『淸季中日韓關係史料』, 1972.
  • 이광린, 『韓國開化史硏究』, 일조각, 1984.
  • 이태진, 『고종시대의 재조명』, 태학사, 2000.
  • 이광린, 「韓國에 있어서의 萬國公法의 受容과 그 影響」, 『東亞硏究』1, 1982.
  • 임경석·김영수·이항준, 『한국근대외교사전』, 성균관대학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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