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茄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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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의 열매로 조선에서 천신제를 지낼 때 6월에 올리던 제물 중 하나.

개설

가지[茄子]는 가지과의 열매로, 한반도에서는 주로 원통형의 긴 가지를 재배한다. 조선에서 진상된 가지는 종묘에 천신되었다. 나물, 찜, 전, 김치, 장아찌 등으로 이용되었다. 가(茄), 조채자(弔菜子), 낙소(落蘇), 홍피과(紅皮瓜)라고도 한다.

원산지 및 유통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인도, 북아프리카, 남유럽 등지에서 널리 재배된다. 원산지는 인도로 추정되며,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재배와 채종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에는 5세기 이전에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해동역사(海東歷史)』「물산지(物産志)」 ‘채류(菜類)’에는 당대의 『유양잡조(酉陽雜俎)』와 송대의 『본초연의(本草衍義)』를 인용하여, 신라에서 재배되는 가지는 꼭지가 길고 맛이 달아서 중국에서도 수입하여 재배하였다고 하였다. 이로 미루어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가지는 열대 지역에서 온대 지역에 걸쳐 재배되는데, 열대 지역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인데 온대 지역에서는 1년생의 초본식물의 미숙한 열매를 식용한다. 달걀 모양, 공 모양, 둥근 주머니 모양, 원통형의 긴 모양을 가진 장과(奬果)이다. 장과는 살과 물이 많고 씨가 들어 있는 과채이다. 한반도의 가지는 긴 모양이나, 『부상록(扶桑錄)』에는 일본의 가지 모양은 철퇴(鐵槌) 같다고 기록하고 있다. 색은 적자색, 초록색, 백색 등으로 다양한데 한반도에서는 대부분 짙은 적자색이다.

연원 및 용도

가지를 수확하는 여름철에는 진상되어 천신제에 진설하였다[『세종실록』 오례 길례서례 시일]. 『옥담시집(玉潭詩集)』「만물편(萬物篇)」에는 「가지[茄子]」라는 시에서 가지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좋은 채소를 비오는 저녁 모종했더니 / 佳蔬移晩雨

한여름이 되자 푸릇푸릇 잘도 자랐네 / 中夏蔚靑靑

잎사귀 밑에 푸른 옥이 주렁주렁 / 葉底垂蒼玉

가지 사이에 붉은 옥이 매달린 듯 / 枝間嚲紫瓊

맛이 좋아 먹으면 배가 부르고 / 厚味餤能飽

채국을 만들어 먹으면 숙취가 깬다네 / 流漿解舊醒

비록 무익한 채소라고 하지만 / 雖云無益菜

음식을 먹을 때 없어선 안 되지 / 當食用難停

한반도에서 나는 적자색의 가지는 주로 음식 재료로 이용되나, 누런색의 가지는 약용으로도 이용된다. 가지는 나물, 찜, 누르미, 김치, 장아찌 등으로 이용되었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는 팔구월에 늙지 않은 가지를 꼭지 째 한 치 남짓씩 잘라 밀랍을 녹여 꼭지 끝에 발라 기온이 적당한 곳에 두고 쓰거나, 깊은 광주리에 재를 한 겹 깔고 가지를 한 겹 넣고 또 재를 깔고 가지를 넣어, 그릇이 가득 차거든 그 위를 두터이 덮어 연기 없는 데 두고 겨울에 쓰면 좋다고 하였다. 또 뽕나무 재를 독에 넣고 가지를 서리 내리기 전에 따서, 꼭지를 재에 꽂아 반만 묻으면 변하지 아니하여 새로 딴 듯하다고 하여 가지를 간수하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제철인 여름철 못지않게 비수기에도 잘 간수하여 활용하였다.

『음식방문(飮食方文)』에는 가지의 꼭지를 따고 속을 조금 파내어 표고와 송이버섯 소를 넣고 찐 다음 외전 썰 듯이 하고, 가루즙을 한 맑은 장국을 부어 갖은 양념을 뿌린 가지찜이 기록되어 있다. 『주식방문(酒食方文)』에는 물가지를 벗겨 한 치만큼 납작납작 썰어 적꼬챙이에 꿰어 구운 후 다진 고기를 넣고, 즙을 다시 발라 구워 먹는 가지누르미가 기록되어 있다.

가지는 김치나 짠지, 장아찌와 같은 침채류로도 이용되었다. 가지에 소금물 끓인 것을 부어 두거나, 가을에 찬 이슬이 내릴 즈음 좋은 가지를 데쳐서 쌀과 생강 썬 것을 속에 넣어 단지에 담고, 기름간장을 달여 식혀 가지 위에 고르게 부어 두고 겨울에 썼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해열·진통·소염작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피부의 염증·유선염·종기·궤양 등에 쓰이고, 대변 출혈의 치료용으로도 쓰인다. 식용으로는 열매가 이용되지만, 약용으로는 잎·줄기·뿌리 등이 모두 이용된다. 가지꽃은 궁의 잔치에서 채화도(綵花圖)로 그려 장식용으로 사용되었다.

참고문헌

  • 『부상록(扶桑錄)』
  • 『옥담시집(玉潭詩集)』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 『음식방문(飮食方文)』
  • 『일성록(日省錄)』
  • 『제민요술(齊民要術)』
  • 『주식방문(酒食方文)』
  • 『진연의궤(進宴儀軌)』
  • 『해동역사(海東繹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