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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연못에 모인 선비들, 연꽃과 어울리다

Synopsis

막 서늘해지면 서지(西池)에서 연꽃 구경을 하러 한 번 모여야 한다고 적은 정약용의 죽란시사첩 서문,
비록 몸은 세상에 매어 있지만, 옹기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연꽃을 기르며 정신은 만물 밖에서 즐겁게 거닐 수 있다고 한 강희안의 양화소록 등을 통해 조선시대 선비들의 '연꽃'에 대한 미의식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회화에 등장하는 연꽃의 모습은 산수인물화나 연정의 모습, 그리고 계회도 등에 연지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화훼초충도, 영모화조화 등의 경우처럼 다양한 동식물과 함게 본격적인 화면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18세기 이후로는 다른 소재 없이 독립적으로 연꽃만 그린 수묵화가 제작되는데, 이러한 부분은 이후 민화의 화조도로 이어지기도 하였다.[1]
조선시대 선비들의 모임 장소이자 산책의 장소였던 연못을 기록화를 통해 살펴보고, 연꽃 그림과 연꽃을 언급한 문헌들을 보며 연꽃을 벗삼아 즐기던 조선시대 감성과 조우한다.

Storyline

Episode 1: 그림으로 보는 남지(南池)

숭례문 근처에 있어 남쪽의 연못이라고 불린 남지는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다.
1629년(인조 7)에 홍사효(洪思斅)의 집에서 열린 기로회(耆老會) 장면을 그린 <남지기로회도(南池耆老會圖)>에는 연꽃을 감상하고자 70세 이상의 전‧현직 관료들이 모임을 가진 뒤, 이를 기념하여 그린 그림이다.
상단 '남지기로회'라는 표제에서 시작해 그림, 축하글, 참석자들의 명단을 적은 좌목이 적혀 있다.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81세 이인기를 비롯해 11명인데, 모임의 일원인 유순익이 공무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림에는 그려 넣어 12명이 그려져 있다.
남지에서 열린 기로회에 대한 그림은 이기룡이 그린 <남지기로회도> 외에도 작자 미상으로 이모본이 8본이 전하며,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본이 보물 제866호로 원본으로 추정되고, 그밖에 부산동아대학교박물관(석당박물관)을 제외한 6본은 19세기 이후에 모사된 작품들로 추정된다.[2]


Episode 2: 그림으로 보는 서지(西池)

18세기 말에 제작된 <경기감영도(京畿監營圖)>는 서대문 밖의 지역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으로, 지도와 회화를 결합시킨 회화식 명품 지도로 꼽힌다.
경기감영은 요즘으로 이야기하면 경기도청에 해당되며, 당시 경기감영은 지금의 서대문네거리 적십자병원 일대에 있었고, 그 서쪽으로 평안도 의주로 통하는 제1대로 건너에 연꽃으로 유명했던 서지(西池)가 있었다. 서지 옆에 건물은 경기 중영으로 군사 훈련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경기감영도는 현재 12폭의 병풍으로 전하는데, 제8~9폭 중간에 서지를 볼 수 있다. 서지 역시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다. <서지백련도>는 서지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제목에서 보듯 서지의 흰 연꽃을 그린 그림이다. 1745년 여름, 이윤영(1714~1759)과 그의 친구들이 서지에서 피서를 즐겼고, 이윤영이 서지에 핀 백련을 그렸고, 먹의 농도 조절에 실패해 함께 있던 친구 이인상이 그 그림을 건네받아 완성하고, 그림의 귀퉁이에 다른 친구 송문흠(宋文欽, 1710~1752)이 글을 썼다.[3]


Episode 3: 연꽃을 그리다

연꽃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화제(畵題)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꽃에 대한 그림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부터 볼 수 있는데 불교 회화에서 많이 그려졌고, 이후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화조화, 연화도 등을 통해 조선시대 이름난 화가들이 그린 연꽃 그림들을 살펴본다.
강세황의 <향원익청도(香遠益淸圖)>는 꽃잎의 끝자락에만 붉은 기가 감도는 일점홍 백련으로 향기는 멀수록 맑다는 주돈이의 시문에서 영감을 받은 제목으로 보인다.
심사정의 <홍련(紅蓮)>은 연꽃이 붉게 핀 연못에 물총새가 날아든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심사정의 <백로와 연밥>은 백로 한마리가 시든 연잎 아래서 물고기를 잡으려는 듯한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백로는 여름 철새이고, 연꽃이 진 자리에 연밥이 매달리는 것은 잎이 시든 가을철의 일이다. 백로와 연밥은 실제로는 함께 놓일 수 없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그림은 의미로 읽어야 한다. 연밥과 함께 백로를 한 마리만 그리면 일로연과(一鷺蓮果)이다. 즉 한 마리 백로는 일로(一路)와 음이 같다. 연과(蓮果)-연밥은 연과(連科)와 통한다. 그래서 그림의 의미는 일로연과(一路連科), 즉 단번에 소과와 대과에 연달아 급제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른 그림 <연지쌍압도(蓮池雙鴨圖)>에서는 원앙 한쌍과 함께 홍련, 백련 등 다양한 품종을 함께 그렸다. 그림 상단에 제에 청나라 장정석의 그림을 보고 그렸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모사의 개념이 아니라 심사정이 그림을 그릴 당시만의 아취가 역력히 베어있다는 평이다.[4]
김홍도의 <하화청정(荷畵蜻䗴)>은 활짝 핀 홍련 한 송이와 연못에 날아든 고추잠자리 한 쌍을 그린 그림이다.
신윤복의 <청금상련(聽琴賞蓮)>은 선비들이 연지 옆에서 가야금을 들으며 의관을 파탈한 선비들을 그린 그림으로, 연꽃에 대한 상징과 은유와 관련된 심상보다는 연꽃 옆에서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Episode 4: 연꽃을 이야기하다

증단백은 연꽃은 깨끗한 벗 '청우'라 하였고, 주돈이는 <애련설>을 통해 연꽃을 예찬하였다.

조선후기 문신 홍석모가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풍속지인 <동국세시기>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6월에 한양에서는 천연정의 연꽃을 보러 산보객이 많이 모인다."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그를 비롯해 채홍원, 정약전, 한치응, 이유수 등의 15인의 남인관료들과 함께 '죽란시사'라는 문예 창작 모임을 결성했다.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 실린 <죽란시사첩 서>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살구꽃이 막 피면 한 번 모이고, 복숭아꽃이 막 피면 한 번 모인다. 한여름에 참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이고, 
막 서늘해지면 서지(西池)에서 연꽃 구경하러 한 번 모인다.
…모일 때마다 술과 안주, 붓과 벼루를 장만하여 술을 마시고 시를 읊도록 한다."


강희안(姜希顔, 1419~1464)은 그의 저서 <양화소록>에서 이아에 나온 연꽃에 대한 설명, 주렴계(주돈이)의 애련설, 증단백의 '정우', 옮겨심는 법 등 중국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이어서 연꽃을 기르는 법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한다. 또한 연꽃을 분재한 작은 연못을 두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썼다.

"사람이 태어나 생을 살아감에 있어, 
명성과 이익에 몰두하여 고군분투하고, 늙어 죽을 때까지 그치지 못한다면, 과연 어떤 삶을 산 것인가?
벼슬의 갓과 옷의 먼지를 털어 버리고 강과 호수 사이에서 거닐지 못 하더라도, 일하는 와중에도 틈을 내어 
자주 청풍명월을 만나 연꽃의 향기가 가득하고, 향초와 부들의 그림자가 나부끼고 
또 작은 물고기가 개구리밥과 말풀 사이에서 파닥거리는 장면을 마주할 때,
옷깃을 풀고 가볍게 읖조리며 걸음을 옮기다 보면, 몸은 비록 매어 있지만, 
정신은 만물 밖에서 즐겁게 거닐며 마음에 품은 것들을 차례차례 펼 수 있어진다."


Episode 5: 우리 문화에 피어난 연꽃

연꽃을 소재로 큐레이팅된 요즘의 전시 살펴보기

Storytelling Network


Metaverse 구현 예시

Virtual Classroom: 연못에 모인 선비들, 연꽃과 어울리다

출처

  1. 「한연선, 조선시대 연화도 연구」,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
  2. 부산역사문화대전
  3. [우리 그림과 글씨 이야기 | 친구들이 함께 그린 '진흙 속에 핀 연꽃'
  4. 연지쌍압도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