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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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상상의 세계에서나 존재하고 있다고 치부해 버릴 수 있는 귀신 에 대해서는 사상적 측면에서 그다지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우리가 고대인들의 원시신앙이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귀신관에서 그 방향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중국의 사상적 기초가 일찍부터 귀신신 앙과 관련지어 왔기 때문이다. 귀신신앙은 민중들의 삶 속에서 무의식적 상상 이 발현된 것이기 때문에 귀신에 대한 의식은 곧 그 나라 민족성의 이해와도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귀신사상은 동양의 여러 민족 문화의 기원이나 발생을 이해할 원초적인 요소로서 그 민족의 종교심성이나 민간신앙은 물론 민중생활 에 큰 영향을 끼쳐 왔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 사람들의 인생 관과 사생관(死生觀)을 결정짓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쳐 왔음에도 부인할 수 없다.146

그러나 죽음이나 귀신은 경험을 통해 말할 수 없기에 현상학적으로 귀신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후세계를 추상하여 전개하는 관념으로서의 접근은 다면적일 수밖에 없고, 그 방법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귀신이 자연 철학적 성격과 종교적 성격을 함께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립된 것은 송대의 성리학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성리학(性理學)에서 귀신은 인간과 자연물의 생성과 소멸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자연 철학적 입장과 유 한한 생멸의 과정을 넘어 영원한 것에 합일하려는 종교적 염원이 하나로 묶여 있는 개념이다.


귀신을 이해할 수 없는 괴력이 아닌 지극히 자연스런 자연 운행의 모습으로 이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보면 귀신은 지극히 이지적인 자연 철학적 개념이다. 그러나 그것을 기계적 물질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영원성을 매개하는 원리적 순수성이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고 보면 귀신이라는 존재를 존중과 외경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다. 곧 귀신은 유한한 인간의 개체적 삶 을 조상과 후손의 영속적인 관계로 이어줌으로써 영원성에 대한 인간의 소망 을 충족시켜 주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