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큐레이션

sumi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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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정의

일반적으로 큐레이션은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전시라는 결과물을 위해 유물과 작품 등을 선별하는 과정 또는 행위 정도로 해석된다. 이때 나열된 사물과 자료들은 그 자체로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에 큐레이션은 전시를 보여주고자 하는 이(관람자)에게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련의 전략적 행위로서 의미로서, 단순히 사물과 관계된 정보를 나열하거나 보여주는 일과는 구별된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인간 보편의 문화적 행위는 그것이 박물관 기록관 시설을 통해 표현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지만, 근래에 와서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큐레이션 행위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큐레이션의 의미를 보다 넓게 정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좁은 의미에서 큐레이션은 전문직업인을 가리키는 큐레이터(Curator)의 업무에 한정되지만, 넓은 의미에서 대상이 되는 지식정보를 선택적으로 골라 편집하고 재구성하는 행위가 모두 큐레이션의 영역이 될 수 있다.

디지털큐레이션이란 간단히 말해 이러한 전제 아래 종래의 큐레이션의 무대를 디지털공간으로 옮겨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웹을 통한 지식 공유의 확장과 그에 따른 지식의 폭발적인 생산은 모든 일반 대중을 큐레이션의 행위자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와 같은 SNS에 개인의 사생활을 담은 글이나 사진 영상 등을 편집하여 올리는 행위도 넓은 의미에서 큐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전문적인 지식체계를 다루는 학술영역에서 본다면, 디지털큐레이션은 연구와 강의 및 저술, 전시의 영역을 디지털 공간에서 통합해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창기 아카이브의 등장은 유물과 작품 목록의 카테고리를 디지털 사본으로 옮겨와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러한 가능성의 토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인문학 관점에서 디지털큐레이션은 단순히 실물자료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오는 일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지식세계를 이루는 자료와 정보(데이터)를 디지털공간이라는 성격에 맞게 재가공하고, 이를 의미적 연관관계에 따라 연결될 수 있게 함으로써 그 자체로 지식생산담론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디지털큐레이션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