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이양하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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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정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19년 12월 7일 (토) 02:3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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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는 덕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을 안다.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 등성이에 서면 햇살이 따사로울까. 골짜기에 내려서면 물이 좋을까하여,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 물과 흙과 태양의 아들로, 물과 흙과 태양이 주는 대로 받고, 득박(得搏)과 불만족을 말하지 아니한다. 이웃 친구의 처지에 눈떠 보는 일도 없다.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스스로 족하고, 진달래는 진달래대로 스스로 족하다.
 나무는 고독하다. 나무는 모든 고독을 안다. 안개에 잠긴 아침의 고독을 알고, 구름에 덮인 저녁의 고독을 안다. 부슬비 내리는 가을 저녁의 고독도 알고, 함박눈 펄펄 내리는 겨울 아침의 고독도 안다. 나무는 파리 옴쭉 않는 한여름 대낮의 고독도 알고, 별 얼고 돌 우는 동짓날 한밤의 고독도 안다. 그러면서도 나무는 어디까지든지 고독에 견디고, 고독을 이기고, 고독을 즐긴다.
 나무에 아주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달이 있고, 바람이 있고, 새가 있다. 달은 때를 어기지 아니하고 찾고, 고독한 여름밤을 같이 지내고 가는, 의리 있고 다정한 친구다. 웃을 뿐 말이 없으나, 이심전심 의사가 잘 소통되고 아주 비위에 맞는 친구다. 
 바람은 달과 달라 아주 변덕 많고 수다스럽고 믿지 못할 친구다. 그야 말로 바람쟁이 친구다. 자기 마음 내키는 때 찾아 올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쏘삭쏘삭 알랑거리고, 어떤 때에는 난데없이 휘갈기고, 또 어떤 때에는 공연히 뒤틀려 우악스럽게 남의 팔다리에 생채기를 내놓고 달아난다. 새 역시 바람같이 믿지 못할 친구다. 자기 마음 내키는 때 찾아오고 자기 마음 내키는 때 달아난다. 그러나 가다 믿고 와 둥지를 틀고, 지쳤을 때 찾아와 쉬며 푸념하는 것이 귀엽다. 그리고 가다 흥겨워 노래할 때, 노래들을 수 있는 것이 또한 기쁨이 되지 아니할 수 없다. 나무는 이 모든 것을 잘 가릴 줄 안다. 그러나 좋은 친구라 하여 달만을 반기고, 믿지 못할 친구라 하여 새와 바람을 물리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달을 유달리 후대하고 새와 바람을 박대하는 일도 없다. 달은 달대로, 새는 새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다 같이 친구로 대한다. 
 그리고 친구가 오면 다행하게 생각하고 오지 않는다고 하여 불행해하는 법이 없다. 깊은 나무. 이웃 나무가 가장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나무는 서로 속속들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동정하고 공감한다. 서로 마주 보기만 해도 기쁘고, 일생을 이웃하고 살아도 싫증나지 않는 참다운 친구다. 그러나 나무는 친구끼리 서로 즐긴다느니보다는, 제각기 하늘이 준 힘을 대하여 널리 가지를 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더 힘을 쓴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항상 감사하고 찬송하고 묵도하는 것으로 일삼는다. 그러기에 나무는 언제나 하늘을 향하여 손을 쳐들고 있다. 온갖 나뭇잎이 우거진 숲을 찾는 사람이, 거룩한 전당에 들어선 것처럼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절로 옷깃을 여미고, 우렁찬 찬가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나무에 하나 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천명을 다한 뒤에 하늘 뜻대로 다시 흙과 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가다 장난삼아 칼로 제 이름을 새겨 보고, 흔히 자기 소용 닿는 대로 가지를 쳐가고 송두리째 베어 가곤 한다. 나무는 그래도 원망하지 않는다. 새긴 이름을 도로 그들의 원대로 키워지고, 베어 간 재목이 혹 자기를 해칠 도끼 자루가 되고 톱 손잡이가 된다 하더라도 이렇다 하는 법이 없다. 
 나무는 훌륭한 견인주의자(堅忍主義者)요, 고독의 철인이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현인이다. 
 불교(佛敎)의 소위 윤회설(輪回設)이 참말이라면 나는 죽어서 나무가 되고 싶다. 무슨 나무가 될까? 이미 나무를 뜻하였으니, 진달래가 될까 소나무가 될까는 가리지 않으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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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양하, 『나무』(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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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목표

수업지도안(약안)

Ⅰ. 교육과정 분석

1. 내용체계
 수필은 중학교 국어 [문학]영역에서 학습하게 되며, 별도로 분류된 내용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세부 내용 
 수필을 독립적으로 분류하여 설명 한 세부 내용은 교육과정안에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자기표현과 사회적 상호 작용을 위한 작문'하에 그 내용이 담겨 있다. 그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활 속의 체험이나 깨달음을 글로 씀으로써 삶의 체험을 기록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습관을 기른다.일상의 삶을 성찰해 보고 여기에서 얻은 깨달음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과 태도는 현대 사회를살아가는 데 필요하다. 일상의 삶을 섬세하게 관찰함으로써 의미를 발견하고 여기에서 발견한 의미를 기록해 두고 작품으로 산출하는 습관과 태도를 가지다 보면 자신의 삶에 대해 좀 더 의미를부여할 수 있다. 감상문이나 수필, 회고문 형태의 글을 써 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관조해 보고 긍정적 정서를 기르며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공동체의 글쓰기 문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3. 성취기준
<문학 성취기준> 
문학의 다양한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과 방법으로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하며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10) 문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이해한다.문학 작품이 인간의 삶과 관련하여 지니는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도록 지도하되, 이론적인차원의 이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작품을 읽으면서 내면화하는 과정을 거치도록한다. 특히 개별 작품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가치를 인간의 보편적인 삶,그리고 자신의 삶과 관련지을 수 있도록 한다.

 <쓰기 내용 성취기준>
 (06)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감동이나 즐거움을 주는 글을 쓴다.
 (10) 쓰기 윤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글을 쓴다.

Ⅱ. 지도계획

1. 교수·학습 방법
2. 교수 매체 

차시 학습내용 학습목표 학습활동
1차시 본문학습 - '나무의 고독' 1. 2. 조별학습
2차시 심화학습 수필 문학에 대한 개괄 학습활동 1 학습활동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