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피천득의 「나의 사랑하는 생활」"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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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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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홉 평 건물에 땅이 오십 평이나 되는 나의 집을 좋아한다. 재목은 쓰지 못하고 흙으로 지은 집이지만 내 집이니까 좋아한다. 화초를 심을 뜰이 있고, 집 내어놓으라는 말을 아니 들을 터이니 좋다. 내 책들은 언제나 제 자리에 있을 수 있고, 앞으로 오랫동안 이 집에서 살면 집을 몰라서 놀러 오지 못할 친구는 없을 것이다.  
 
나는 아홉 평 건물에 땅이 오십 평이나 되는 나의 집을 좋아한다. 재목은 쓰지 못하고 흙으로 지은 집이지만 내 집이니까 좋아한다. 화초를 심을 뜰이 있고, 집 내어놓으라는 말을 아니 들을 터이니 좋다. 내 책들은 언제나 제 자리에 있을 수 있고, 앞으로 오랫동안 이 집에서 살면 집을 몰라서 놀러 오지 못할 친구는 없을 것이다.  
  
나는 삼일절이나 광복절 아침에는 [https://ww.namu.la/s/6a64570a6cfe5d03286323f87cf6dacdd6f1d674469dcc53542d5a07662beff720864426c923a38c87310612d119ef28687e9986ccf16254f2509ad6cfab96781926a1121785a49209603c8547e13b7d1053f490a2358d187d7bb28a8d7eb712 실크 헤트(hat)]를 쓰고 모닝을 입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다. 여름이면 베 고의 적삼을 입고 농립(農笠)을 쓰고 짚신을 신고 산길을 가기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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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일절이나 광복절 아침에는 [https://ww.namu.la/s/6a64570a6cfe5d03286323f87cf6dacdd6f1d674469dcc53542d5a07662beff720864426c923a38c87310612d119ef28687e9986ccf16254f2509ad6cfab96781926a1121785a49209603c8547e13b7d1053f490a2358d187d7bb28a8d7eb712 실크 헤트(hat)]를 쓰고 [http://folkency.nfm.go.kr/kr/dic/61/picture/74022 모닝]을 입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다. 여름이면 베 고의 적삼을 입고 농립(農笠)을 쓰고 짚신을 신고 산길을 가기 좋아한다.  
  
 
나는 신발을 좋아한다. [http://folkency.nfm.go.kr/kr/topic/detail/7222 태사(太史)신], 이름을 쓴 까만 운동화, 깨끗하게 씻어 논 파란 고무신, 흙이 약간 묻은 탄탄히 삼은 짚신,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고운 얼굴을 욕망 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찬양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점잖게 늙어가고 싶다. 내가 늙고 서영이가 크면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같이 걷고 싶다.  
 
나는 신발을 좋아한다. [http://folkency.nfm.go.kr/kr/topic/detail/7222 태사(太史)신], 이름을 쓴 까만 운동화, 깨끗하게 씻어 논 파란 고무신, 흙이 약간 묻은 탄탄히 삼은 짚신,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고운 얼굴을 욕망 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찬양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점잖게 늙어가고 싶다. 내가 늙고 서영이가 크면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같이 걷고 싶다.  

2019년 11월 25일 (월) 20:4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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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피천득, 『나의 사랑하는 생활』(1969).


학습목표

1. 작품에 쓰인 표현들의 특징을 알 수 있다.

2. 작품을 읽은 후 활동을 통해 다양한 감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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