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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한 황순원의 노년시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이 나타난다.<br/> | + | 이러한 황순원의 노년시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이 나타난다.<ref>오태호, 「황순원의 노년문학에 나타난 실존의식 연구」,『현대소설연구』, 한국현대소설학회, 2015.</ref><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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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시에선 하나의 공간에 '소년-청년-노년의 풍경'을 연속적으로 호출하여 일생을 압축하여 제시한다. [[겨울풍경]]에서 눈 내리는 날의 해거름 풍경을 요약한다, 해거름이 지난 무렵이란 하루의 마감이지만, 인생에 비유하자면 생 전체를 마무리하는 것에 비견된다.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는 아이들의 소란스런 놀이가 지나가고, 연인의 흔적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뭉크의 그림처럼 초점이 흐릿해진 묵직한 어둠 속에 ‘노인 하나’ 홀로 서 있는 공간이 함께한다. 이렇듯 황순원의 노년시는 소년에서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겨울 풍경을 하나의 정물화처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br/> | 황순원의 시에선 하나의 공간에 '소년-청년-노년의 풍경'을 연속적으로 호출하여 일생을 압축하여 제시한다. [[겨울풍경]]에서 눈 내리는 날의 해거름 풍경을 요약한다, 해거름이 지난 무렵이란 하루의 마감이지만, 인생에 비유하자면 생 전체를 마무리하는 것에 비견된다.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는 아이들의 소란스런 놀이가 지나가고, 연인의 흔적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뭉크의 그림처럼 초점이 흐릿해진 묵직한 어둠 속에 ‘노인 하나’ 홀로 서 있는 공간이 함께한다. 이렇듯 황순원의 노년시는 소년에서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겨울 풍경을 하나의 정물화처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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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대비 속에 지나온 삶의 부끄러움과 죽음에 대한 수용의지를 표명한다는 점도 1977년 황순원 시의 특징이다. 특히 [[숙제]]는 소년 시절의 부끄러움과 노년의 쑥스러움을 중첩함으로써 죽음을 예비하는 마음가짐을 '가림과 감춤'이라는 자의식을 통해 드러낸다. 1연에서는 '거기'에 대한 '가림'으로, 2연에선 '늑음과 머리 빠짐'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마련함으로써, 그리고 3연에서는 '죽음의 속삭임'을 무엇으로 가릴 것인지 고민하면서 자신의 생 전체를 회상하는 성찰적 인식을 보여준다. | 과거와 현재의 대비 속에 지나온 삶의 부끄러움과 죽음에 대한 수용의지를 표명한다는 점도 1977년 황순원 시의 특징이다. 특히 [[숙제]]는 소년 시절의 부끄러움과 노년의 쑥스러움을 중첩함으로써 죽음을 예비하는 마음가짐을 '가림과 감춤'이라는 자의식을 통해 드러낸다. 1연에서는 '거기'에 대한 '가림'으로, 2연에선 '늑음과 머리 빠짐'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마련함으로써, 그리고 3연에서는 '죽음의 속삭임'을 무엇으로 가릴 것인지 고민하면서 자신의 생 전체를 회상하는 성찰적 인식을 보여준다. | ||
− | ===기타=== | + | ===기타<ref>김종회, 『황순원/김종회 편』, 새미, 1998.</ref>=== |
1977년 작가 홍성원과 함께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를 하게 된 황순원은 마지막으로 남은 두 작품의 결정을 요청 받는다. 그러자 황순원은 외려 홍성원에게 작품을 골라 보라고 했고 홍성원은 군대물과 뱃사람 얘기 중 기법상으로 더 우수해 보이는 후자를 추천했다, 그리고 동석했던 문화부장과 함께 이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런 연후에야 황순원은 군대물을 쓴 이가 제자였음을 밝혔고 홍성원은 그를 새삼 다시 인식했다고 한다.<br/> | 1977년 작가 홍성원과 함께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를 하게 된 황순원은 마지막으로 남은 두 작품의 결정을 요청 받는다. 그러자 황순원은 외려 홍성원에게 작품을 골라 보라고 했고 홍성원은 군대물과 뱃사람 얘기 중 기법상으로 더 우수해 보이는 후자를 추천했다, 그리고 동석했던 문화부장과 함께 이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런 연후에야 황순원은 군대물을 쓴 이가 제자였음을 밝혔고 홍성원은 그를 새삼 다시 인식했다고 한다.<br/> | ||
그때 결심에 올랐던 두 사람은 그 뒤로 계속 좋은 작품을 썼고 문단에 넓게 이름을 드러내었는데, 뱃사람 얘기가 곧 당선작이었던 손영목의 「이항선」이었고 군대물을 쓴 이가 후에 『빙벽』을 쓰게 되는 고원정이었다. | 그때 결심에 올랐던 두 사람은 그 뒤로 계속 좋은 작품을 썼고 문단에 넓게 이름을 드러내었는데, 뱃사람 얘기가 곧 당선작이었던 손영목의 「이항선」이었고 군대물을 쓴 이가 후에 『빙벽』을 쓰게 되는 고원정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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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주=== |
2020년 7월 1일 (수) 22:37 기준 최신판
개요
본 문서는 1977에 나타난 황순원 문학의 특징을 다루고 있다.
발표 시[1]
특징
1950~1960년대에 황순원의 시 쓰기는 잠정적으로 중단되고 1974년에 다시금 시작 활동을 전개하는데 1977년 그의 나이는 환갑을 넘은 62세이다. 그런만큼 황순원은 늙음과 죽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새롭게 인식하였으며 이를 시로써 써내려갔다. 이제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죽는 억울한 죽음이 아니라 노환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죽음이다. 즉 실존적 마무리를 모색하는 노년의 시건이 잘 포착되어 있다.
이러한 황순원의 노년시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이 나타난다.[2]
- 공간
황순원의 시에선 하나의 공간에 '소년-청년-노년의 풍경'을 연속적으로 호출하여 일생을 압축하여 제시한다. 겨울풍경에서 눈 내리는 날의 해거름 풍경을 요약한다, 해거름이 지난 무렵이란 하루의 마감이지만, 인생에 비유하자면 생 전체를 마무리하는 것에 비견된다.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는 아이들의 소란스런 놀이가 지나가고, 연인의 흔적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뭉크의 그림처럼 초점이 흐릿해진 묵직한 어둠 속에 ‘노인 하나’ 홀로 서 있는 공간이 함께한다. 이렇듯 황순원의 노년시는 소년에서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겨울 풍경을 하나의 정물화처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의 대비 속에 지나온 삶의 부끄러움과 죽음에 대한 수용의지를 표명한다는 점도 1977년 황순원 시의 특징이다. 특히 숙제는 소년 시절의 부끄러움과 노년의 쑥스러움을 중첩함으로써 죽음을 예비하는 마음가짐을 '가림과 감춤'이라는 자의식을 통해 드러낸다. 1연에서는 '거기'에 대한 '가림'으로, 2연에선 '늑음과 머리 빠짐'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마련함으로써, 그리고 3연에서는 '죽음의 속삭임'을 무엇으로 가릴 것인지 고민하면서 자신의 생 전체를 회상하는 성찰적 인식을 보여준다.
기타[3]
1977년 작가 홍성원과 함께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를 하게 된 황순원은 마지막으로 남은 두 작품의 결정을 요청 받는다. 그러자 황순원은 외려 홍성원에게 작품을 골라 보라고 했고 홍성원은 군대물과 뱃사람 얘기 중 기법상으로 더 우수해 보이는 후자를 추천했다, 그리고 동석했던 문화부장과 함께 이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런 연후에야 황순원은 군대물을 쓴 이가 제자였음을 밝혔고 홍성원은 그를 새삼 다시 인식했다고 한다.
그때 결심에 올랐던 두 사람은 그 뒤로 계속 좋은 작품을 썼고 문단에 넓게 이름을 드러내었는데, 뱃사람 얘기가 곧 당선작이었던 손영목의 「이항선」이었고 군대물을 쓴 이가 후에 『빙벽』을 쓰게 되는 고원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