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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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big><big>'''''「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 시 원문'''''</big></big><ref>황동규,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문학과지성사, 2003.</ref>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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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g>'''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big> / 황동규 | ||
+ | 부동산은 없고<br> | ||
+ | 아버님이 유산으로 내리신 동산(動産) 상자 한 달 만에 풀어보니<br> | ||
+ | '''마주앙''' 백포도주 5병,<br> | ||
+ | 호주산 적포도주 1병,<br> | ||
+ | 안동소주 400㏄ 1병,<br> | ||
+ | 짐빔(Jeam Beam) 반 병,<br> | ||
+ | 품 좁은 가을꽃 무늬 셔츠 하나,<br> | ||
+ | 잿빛 양말 4켤레,<br> | ||
+ | 그리고 웃으시는 사진 한 장.<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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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모두 집 나간 오후<br> | ||
+ | 꼭 끼는 가을꽃 무늬 셔츠 입고<br> | ||
+ | 잿빛 양말 신고<br> | ||
+ | 답답해 전축마저 잠재우고<br> | ||
+ | 화분 느티가 다른 화분보다 이파리에 살짝 먼저 가을물 칠한 베란다에<br> | ||
+ | 쪼그리고 앉아<br> | ||
+ | 실란(蘭) 꽃을 쳐다보며 앉아 있다.<br> | ||
+ | 조그맣고 투명한 개미 한 마리가 실란 줄기를 오르고 있다.<br> | ||
+ | 흔들리면 더 오를 생각 없는 듯 멈췄다가<br> | ||
+ | 다시 타기 시작한다.<br> | ||
+ | 흔들림, 멈춤, 또 흔들림, 멈춤<br> | ||
+ | 한참 후에야 꽃에 올랐다.<br> | ||
+ | 올라봐야 별 볼일 있겠는가,<br> | ||
+ | 그는 꼿꼿해진 생각처럼 쪼그리고 앉아 있다.<br> | ||
+ | 저녁 햇빛이 눈 높이로 나무줄기 사이를 헤집고 스며들어<br> | ||
+ | 베란다가 성화(聖畵) 속처럼 환해진다.<br> | ||
+ | 추억이란 애써 올라가<br> | ||
+ | 미처 내려오지 못하고 꼿꼿해진 생각이 아닐까.<br> | ||
+ | 어느샌가 실란이 배경 그림처럼 사라지고<br> | ||
+ | 개미만 투명하게 남는다.<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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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그만 내려오기를 기다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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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4일 (수) 19:22 판
개요
나의 꿈은 1931년 <<동광>>에 발표되어 황순원이 등단한 계기가 된 시이다. 이후 그의 첫 시집 『방가』의 서두로써 수록된다.
전문
나의 꿈황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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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 시 원문[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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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 /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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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초기 황순원 시의 특징
나의 꿈이 발표되기 이전 1920년대는 슬픔과 탄식의 어조를 지닌 낭만주의 시나 계급 해방을 주창한 계급주의 시가 주를 이루었다. 그에 비해 나의 꿈 속 화자인 나는 현재의 세계와 불일치를 보일 정도로 순수한 의지를 지닌 인간이다.[2]
순수한 인간
초기 황순원의 시에서 볼 수 있는 자아와 세계의 불화와 불일치는 그가 지닌 커다란 현실적 번민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때문에 조화로운 현실인 아닌 불화의 세계를 뚫고 나가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계를 건설하려는 것이 당시 황순원이 가지고 있었던 꿈이자 문학적 소망이었음을 알 수 있다.
꿈
그런 의미에서 황순원이 이 시를 그의 첫 시집의 서두에 내새운 것은 그만큼 자신의 꿈이 강력함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적인 배치이다.
모든 것이 세파에 시달려 사라져가도 화자가 지닌 '꿈만은 깊이 존재'한다는 마지막 시행은 이후 황순원 문학이 지닌 본질적 요소를 말해 준다.
가득한 생명의 꽃 속에서 마음껏 노래 부른 소년에게 이 꿈은 영원한 것이며, 이 이상한 꿈은 예술적·문화적 미래를 예시하는 이정표가 되었던 것이다.
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