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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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거리의 부사는 황순원이 1937년 7월 일본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영문학과 유학 중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그의 첫 번째 소설이며, 이 작품을 기점으로 소설 창작이 활발해졌다. 시적이며 아름답고 압축적인 문장이 특징인 작품이기도 하다. 황순원은 이후 시에서 소설로 창작 저변을 넓힌 이유에 대해 "그때 생각에 시만 가지고는 생각을 다 펴기 힘들어 소설을 시작했다. 아마 내 체질에 맞는 장르로 자연스레 옮겨간 것 같다. 문학의 근원, 아니 예술의 근원은 시에 있다고 본다. 나는 당시나 지금이나 소설 속에 더 넉넉한 시를 담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소설을 써왔다." [1], "시가 없어 뵈는 나 자신에 대해 소설로써 내게도 시가 있다는 확인을 해보인 것은 아닐까."[2]라고 답한 바 있다.
작품 특징
거리의 부사는 나라를 잃고 위태로운 모습으로 동경에서 살아가는 조선인 유학생들의 궁핍한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떠돌이 신세로 살아가는 유학생들의 모습이 제목에 상징적으로 드러나 있다. '부사(副詞)'는 있으나마나한 취급을 받는 조선인의 처지를 비유한 표현이다.부사는 문장 안에 정확히 자리를 잡으면 ‘다른 말의 뜻을 분명히 해주는 역할’을 한다. 조선인들 역시 빼앗긴 나라를 되찾았을 때 제 역할을 하며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제목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조선인인 게 들통 나 셋방에서 쫓겨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주인공 승구를 비롯하여 구두닦이 품팔이로 겨우 공부를 이어가는 지운, 셋방도 아닌 구호실에서 살아가는 웅, 같은 처지의 유학생들을 찾아다니며 거짓말을 일삼고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훈세, 이들 가운데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이는 한 명도 없다. 당면한 시대와 가난 속에서 저마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거지’, ‘하수구’ 취급당하는 조선인들의 밑바닥 인생,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물거품’과 같은 불안함이 늘 그들 주위에 도사리고 있다. 정처 없는 인물들의 상황이 갖가지 비유적 표현을 통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3]
수록 · 발표지면
≪창작≫ 제 3집 (1937.07) [4]
『황순원 단편집』 (1940.08.19.한성도서)[5]
단편집 『늪』 (1944)
『황순원 전집 1』 (1992.04.01.문학과 지성사)
각주
- ↑ 송하춘. (1995). 황순원 특집:거리의 부사에서 신들의 주사위까지 작가를 찾아서:문을 열고자 두드리는 사람에게 왜 노크하냐고 묻는 어리석음에 대하여. 작가세계, 7(1), 52-66.
- ↑ 「자기 확인의 길」
- ↑ '문학관TV: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현재형 문장과 시적 분위기가 돋보이는 황순원의 첫 소설 「거리의 부사(副詞)」
- ↑ 1935년부터 1937년까지 동경 유학생을 중심으로 발간된 동인지이다.
- ↑ 『황순원 단편집』이라는 제목으로 간행된 이후 『늪』이라는 제목의 단편집으로 재출간되었다. 황순원은 해당 단편집에 실린 작품 중 거리의 부사를 제외하고는 창작시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