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각 절기의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절일의 세부 내용:계제

pungseok
이동: 둘러보기, 검색

내용

11) 3월 삼짇날의 계제(禊祭, 푸닥거리)
《주례(周禮)》 〈춘관(春官)〉에 “여자 무당이 세시(歲時)에 따라 묵은 때를 깨끗이 씻는 푸닥거리를 관장한다.”라 했는데, 그 주석에 “세시에 따른 푸닥거리 는 지금의 3월 상사일(上巳日)에 물가에 가는 일과 같은 경우이다.”[1]라 했다. 《진서》 〈예의지(禮儀志)〉에“한나라 의례(儀禮)에 3월 상사일에 관원과 백성들이모두 동쪽으로 흐르는 물가에서 계제(禊祭)를 지내고 몸을 씻고 푸닥거리를 하여 묵은 때를 벗겨냈다. 그런데 위(魏)나라 이후로는 3월 3일에만 행사를 하고 상사일에는 하지 않았다.”[2]라 했다. 이로 볼 때 삼짇날 계제를 지내는 일은 그 유래가 오래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이날을 매우 귀중하게 여겨 조정에서는 과거를 시행해서 인재를 등용하고, 여염집에 서는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진달래전[杜鵑花糕][3]이나 쑥떡[艾糕][4]으로 손님을 접대한다. 《송사(宋史)》 〈고려전(高麗傳)〉에서 말한 “상사일에는 푸른 쑥으로 물들인 떡을 으뜸가는 음식으로 친다.”[5]라는 것이 곧 쑥떡을 가리킨다. 《금화경독기》[6]

《식보(食譜)[7]》에 “장수미(張手美)[8] 상점의, 손으로 들 수 있는 휴대용 취사도구[手裏行廚]”[9]가 있다. 비록 그 제도에 대해 상세하게 말하지는 않았으나 ‘휴대용 취사도구’라 말했으니, 대개 또한 반합과 작은 솥 등의 도구로, 이곳저곳에 가지고 다니며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게 했을 것이다. 소동파(蘇東坡)[10]의 택승정(擇勝亭)과 장수미의 손으로 들 수 있는 휴대용 취사도구는 모두 상사일에 답청놀이를 할 때 빠 뜨릴 수 없는 도구이다. 《금화경독기》[11][12]

각주

  1. 여자……경우이다:《周禮注疏》 卷26 〈春官〉(《十三經注疏整理本》8, 812쪽).
  2. 한나라……않았다:《晉書》 卷21 〈志〉11 “禮” 下(《晉書》 3, 671쪽).
  3. 진달래전[杜鵑花糕]:《정조지(鼎俎志)》 권7 〈절식지류(節食之類)〉 “중삼절식(重三節食)” ‘두견화고방(杜鵑花糕方)’에 만드는 법이 있다.
  4. 쑥떡[艾糕]:《정조지(鼎俎志)》 권7 〈절식지류(節食之類)〉 “중삼절식(重三節食)” ‘향애단자방(香艾團餈方)’에 만드는 법이 있다.
  5. 상사일에는……친다:《宋史》 卷487 〈列傳〉246 “外國” 3 ‘高麗’(《宋史》 40, 14044쪽).
  6. 출전 확인 안 됨.
  7. 식보(食譜):중국 당나라의 문인 위거원(韋巨源, ?~?)이 편찬한 음식 관련 서적. 《설부(說郛)》 卷95上에 수록되어 있다.
  8. 장수미(張手美):중국 오대(五代) 후주(後周)시대에 명절 음식을 만들던 명인. 《설부(說郛)》 卷95上 〈식보(食譜)〉와 《청이록(淸異錄)》 권下 〈찬차(饌羞)〉 “장수미가(張手美家)”에 따르면 각 명절마다 1가지씩 음식을 만들어 판매했기 때문에 유명했다고 한다.
  9. 장수미(張手美)……취사도구:《淸異錄》 卷下 〈饌羞〉 “張手美家”. 여기에는 각 명절에 판매한 음식 17가지가 나열되어 있는데, 상사일에 해당하는 것이 ‘수리행주(手裏行廚)’인 것으로 보아 야외에 나가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간단한 취사도구를 판매한 듯하다.
  10. 소동파(蘇東坡):1036~1101. 중국 북송 때의 문장가 소식(蘇軾). 자는 자첨(子瞻)이며 호는 동파(東坡). 당송 8대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며, 미식가로 음식에도 조예가 깊어 ‘동파육’이란 음식에 얽힌 고사와 그의 이름이 남아 있다. 저서로 《동파전집》이 있다.
  11. 출전 확인 안 됨.
  12.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528~5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