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각 절기의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절일의 세부 내용:비영회
내용
4월의 비영회(飛英會, 날리는 꽃잎 즐기는 모임)
범진(范鎭)[1]이 허하(許下)[2]에 살며 커다란 집을 짓고 ‘장소당(長嘯堂)’이라 했다. 건물 앞에는 도미화(酴醾花)[3]가 자라고 있는 시렁이 있다. 시렁은 높고 널찍하여 손님 1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 매년 봄철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그 아래에서 손님들에게 연회를 베풀었는데, ‘날리는 꽃잎이 술잔 속에 들어간 사람은 큰 술잔으로 1잔을 마셔야 한다’라는 규칙을 정하였다. 간혹 웃고 이야기하며 떠들썩하게 놀 때 산들바람이 지나가면 온 자리에 꽃잎이 날려
예외 없이 모두의 잔에 꽃잎이 들어갔다. 따라서 당시에 이 모임을 ‘비영회(飛英會)’라 했으니, 그 풍류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도미화가 없으므로 초여름에 장미 시렁 아래에서 이 모임을 모방하면 좋을 것이다. 《금화경독기》[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