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각 절기의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절일의 세부 내용:비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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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4) 4월의 비영회(飛英會, 날리는 꽃잎 즐기는 모임)
범진(范鎭)[1]이 허하(許下)[2]에 살며 커다란 집을 짓고 ‘장소당(長嘯堂)’이라 했다. 건물 앞에는 도미화(酴醾花)[3]가 자라고 있는 시렁이 있다. 시렁은 높고 널찍하여 손님 1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 매년 봄철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그 아래에서 손님들에게 연회를 베풀었는데, ‘날리는 꽃잎이 술잔 속에 들어간 사람은 큰 술잔으로 1잔을 마셔야 한다’라는 규칙을 정하였다. 간혹 웃고 이야기하며 떠들썩하게 놀 때 산들바람이 지나가면 온 자리에 꽃잎이 날려 예외 없이 모두의 잔에 꽃잎이 들어갔다. 따라서 당시에 이 모임을 ‘비영회(飛英會)’라 했으니, 그 풍류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도미화가 없으므로 초여름에 장미 시렁 아래에서 이 모임을 모방하면 좋을 것이다. 《금화경독기》[4][5]

각주

  1. 범진(范鎭):1008~1089. 송나라의 관료이자 문인. 범촉공(范蜀公)으로도 불린다. 자는 경인(景仁). 인종(仁宗) 재위시(1023~063)에 지간원(知諫院)과 한림학사(翰林學士)를 역임했고,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에 반대하다가 벼슬에서 물러났다. 저서로 《동재기사(東齋記事)》 등이 있다.
  2. 허하(許下):중국 하남성(河南省) 허창시(許昌市) 일대.
  3. 도미화(酴醾花):찔레꽃의 일종. 장미처럼 시렁을 타고 잘 자란다. 도미(酴醾)는 도미화의 향을 내어 두 번 거른 좋은 술을 말하기도 한다.
  4. 출전 확인 안 됨.
  5.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535~5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