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지:절식:입춘의 절식:오신반 만들기

pungseok
정정기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0월 29일 (목) 14:1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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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반 만들기

1) 오신반(五辛盤) 만들기(오신반방)

입춘에 오신채(五辛菜)[1]를 가져다가 나물을 만들어 먹는데, 이는 대개 새해를 맞이하는 뜻을 취한 것이다. 당나라 때 안정군왕(安定郡王)[2]이 입춘에 처음 오 신반(五辛盤)을 만들었다고 전해온다. 두보(杜甫)[3]의 시에서 이른바 “봄날 봄 소반에는 가는 생채라네.”[4] 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풍토기(風土記)[5]》 에서는 “설날에 오신채를 먹었다.”라 했고,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6]에서는 “인일(人日)[7]에는 7가지 종류의 채소가 들어간 국을 먹는다.”[8]라고도 했으니, 이는 민간의 풍습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번 입춘에 경기도 산간고을에서 움파[蔥芽]와 산갓[山芥]과 승검초[辛甘菜]를 진상했고, 지인에게도 보냈다. 움파는 땅광에서 기른 어리고 누런 파이다. 산갓은 초봄에 눈이 녹을 때 산속에서 자생하는 갓이다. 움파와 산갓은 모두 끓는 물에 데쳐서 초간장[醋醬]에 버무려 먹는다. 승검초는 땅광에서 기른 당귀의 순이다. 희고 깨끗하기가 은비녀와 같다. 쪄서 간장[甘醬]에 찍어 먹으면 좋다. 꿀을 찍어 먹어도 좋다. 움파와 산갓과 승검초는 모두 생채 중에서 맵고 독한 재료이다.

그러나 유독 오신채의 명목에 대해서는 그 설이 하나가 아니다. 어떤 이는 달래·부추·염교·유채·고수를 오신채라 하고, 어떤 이는 달래·마늘·부추·유채·고수를 오신채라 하며, 어떤 이는 마늘·달래·흥거(興渠, 아위)·자총(慈蔥, 파의 일종)·각총(茖蔥, 산마늘)을 오신채라고 한다. 또 어떤 이는 마늘과 염교를 제외하고 여뀌와 갓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오신채도 정해진 이름이 없다. 파·갓·승검초 외에 혹은 순무·무를 쓰기도 하고 혹은 생강·산초를 쓰기도 한다. 《금화경독기》 [9]



각주

  1. 오신채(五辛菜) : 자극적인 성질이 있는 다섯 종류의 채소. 불가(佛家)에서는 마늘·달래·아위·파·부추, 도가(道家)에서는 부추·자총이·마늘·평지·파 등을 말하는데, 각각 포함되는 채소 종류가 다르다. 오훈채(五葷菜)라고도 한다.
  2. 안정군왕(安定郡王) : 중국 당나라의 무장 이광진(李光進, 751~815)의 별호. 원래 돌궐(突厥)족의 장수였으나 당나라 조정에서 관직을 받고 전쟁에 큰 공을 세워 이씨(李氏) 성을 왕실로부터 하사받았다.
  3. 두보(杜甫) : 712~770. 중국 당(唐)나라의 시인으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 (少陵).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서 시성(詩聖)이라 불렸으며,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백(李白, 701~762)과 병칭하여 이두(李杜)라 일컬어진다.
  4. 봄날……생채라네 : 《杜詩詳註》 卷18 〈立春〉.
  5. 풍토기(風土記) : 중국 동진(東晉)의 관리 주처(周處, 236~297)가 지방의 풍속을 기록한 글.
  6.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 중국 남조(南朝) 양(梁)나라의 문인 종름(宗懍, 502~565)이 6세기경에 지은 《형초기(荊楚記)》 를 7세기 초 수(隋)나라의 문인 두공섬(杜公贍, ?~?)이 증보하고 주석을 덧붙인 책. 중국의 양쯔강 중류 유역을 중심으로 한 형초(荊楚, 춘추전국 시대 초나라가 있던 지역)의 연중세시기가 수록되어 있다.
  7. 인일(人日) : 음력 1월 7일. 인날이라고도 한다.
  8. 인일(人日)에는……먹는다 : 《古今事文類聚前集》 卷6 〈七種菜羹〉.
  9. 출전 확인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