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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솥은 생철(生鐵, 주철)로 만든다. 요즘 대장장이가 말하는 ‘급철(急鐵)’<ref>급철(急鐵):빨리 쓸 수 있도록 연장 등의 고철을 녹여서 만든 철.</ref>인데, 그 쇠는 밭 가는 보습 중에 망가진 것을 제련해서 주조한다. 주조할 때 거푸 집의 내부는 흙으로 하고, 바깥은 모래로 한다. 흙으로 하면 내부가 매끄러워 문질러서 씻어내기 쉬우며, 모래로 하면 바깥이 껄끄러워 화염을 잘 흡수한다. <br>솥의 손잡이는 네모나게 만들어 솥을 부리는 일을 바르게 하고, 그 가장자리를 넓게 만들어 열을 멀리 퍼지게 하고, 그 배꼽부분을 길게 만들어 중심을 지키도록 한다. 배꼽부분이 길면 솥 가운데부터 끓는데, 솥 가운데부터 끓으면 찻가루가 올라오기 쉽고, 찻가루가 쉽게 올라오면 그 맛이 순해진다. <br>홍주(洪州)<ref>홍주(洪州):중국 강서성(江西省) 남창시(南昌市) 일대의 옛 지명. 수(隋)·당(唐)·송(宋) 시대에는 홍주라 했고, 명(明)·청(淸) 시대에는 남창부(南昌府)라 했다.</ref>에서는 자기(瓷器)로 솥을 만들고, 내주(萊州)<ref>내주(萊州):중국 산동성(山東省) 액현(掖縣) 일대의 옛 지명. 수·당·송 시대에는 내주 또는 동래군(東萊郡)이라 했고, 명·청 시대에는 내주부(萊州府)라 했다.</ref>에서는 돌로 만든다. 자기와 돌로 만든 솥은 모두 고아한 기물이지만, 그 성질이 견실하지는 않아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 은(銀)으로 솥을 만들면 지극하게 깨끗하기는 하지만 너무 분수에 넘치고 화려하다. 솥이 고아하면 고아한 대로, 깨끗하면 깨끗한 대로 좋긴 하지만 만약 항상 쓸 물건이라면 결국에는 쇠솥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ref>《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 + | 솥은 생철(生鐵, 주철)로 만든다. 요즘 대장장이가 말하는 ‘급철(急鐵)’<ref>급철(急鐵):빨리 쓸 수 있도록 연장 등의 고철을 녹여서 만든 철.</ref>인데, 그 쇠는 밭 가는 보습 중에 망가진 것을 제련해서 주조한다. 주조할 때 거푸 집의 내부는 흙으로 하고, 바깥은 모래로 한다. 흙으로 하면 내부가 매끄러워 문질러서 씻어내기 쉬우며, 모래로 하면 바깥이 껄끄러워 화염을 잘 흡수한다. <br>솥의 손잡이는 네모나게 만들어 솥을 부리는 일을 바르게 하고, 그 가장자리를 넓게 만들어 열을 멀리 퍼지게 하고, 그 배꼽부분을 길게 만들어 중심을 지키도록 한다. 배꼽부분이 길면 솥 가운데부터 끓는데, 솥 가운데부터 끓으면 찻가루가 올라오기 쉽고, 찻가루가 쉽게 올라오면 그 맛이 순해진다. <br>홍주(洪州)<ref>홍주(洪州):중국 강서성(江西省) 남창시(南昌市) 일대의 옛 지명. 수(隋)·당(唐)·송(宋) 시대에는 홍주라 했고, 명(明)·청(淸) 시대에는 남창부(南昌府)라 했다.</ref>에서는 자기(瓷器)로 솥을 만들고, 내주(萊州)<ref>내주(萊州):중국 산동성(山東省) 액현(掖縣) 일대의 옛 지명. 수·당·송 시대에는 내주 또는 동래군(東萊郡)이라 했고, 명·청 시대에는 내주부(萊州府)라 했다.</ref>에서는 돌로 만든다. 자기와 돌로 만든 솥은 모두 고아한 기물이지만, 그 성질이 견실하지는 않아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 은(銀)으로 솥을 만들면 지극하게 깨끗하기는 하지만 너무 분수에 넘치고 화려하다. 솥이 고아하면 고아한 대로, 깨끗하면 깨끗한 대로 좋긴 하지만 만약 항상 쓸 물건이라면 결국에는 쇠솥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ref>《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295~297쪽.</re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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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9일 (월) 15:12 기준 최신판
내용
솥[鍑]
【음은 ‘보(輔)’다. 때로는 ‘부(釜, 가마)’라 쓰고, 때로는 ‘부(鬴, 가마솥)’라 쓴다.】
솥은 생철(生鐵, 주철)로 만든다. 요즘 대장장이가 말하는 ‘급철(急鐵)’[1]인데, 그 쇠는 밭 가는 보습 중에 망가진 것을 제련해서 주조한다. 주조할 때 거푸 집의 내부는 흙으로 하고, 바깥은 모래로 한다. 흙으로 하면 내부가 매끄러워 문질러서 씻어내기 쉬우며, 모래로 하면 바깥이 껄끄러워 화염을 잘 흡수한다.
솥의 손잡이는 네모나게 만들어 솥을 부리는 일을 바르게 하고, 그 가장자리를 넓게 만들어 열을 멀리 퍼지게 하고, 그 배꼽부분을 길게 만들어 중심을 지키도록 한다. 배꼽부분이 길면 솥 가운데부터 끓는데, 솥 가운데부터 끓으면 찻가루가 올라오기 쉽고, 찻가루가 쉽게 올라오면 그 맛이 순해진다.
홍주(洪州)[2]에서는 자기(瓷器)로 솥을 만들고, 내주(萊州)[3]에서는 돌로 만든다. 자기와 돌로 만든 솥은 모두 고아한 기물이지만, 그 성질이 견실하지는 않아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 은(銀)으로 솥을 만들면 지극하게 깨끗하기는 하지만 너무 분수에 넘치고 화려하다. 솥이 고아하면 고아한 대로, 깨끗하면 깨끗한 대로 좋긴 하지만 만약 항상 쓸 물건이라면 결국에는 쇠솥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4]
각주
- ↑ 급철(急鐵):빨리 쓸 수 있도록 연장 등의 고철을 녹여서 만든 철.
- ↑ 홍주(洪州):중국 강서성(江西省) 남창시(南昌市) 일대의 옛 지명. 수(隋)·당(唐)·송(宋) 시대에는 홍주라 했고, 명(明)·청(淸) 시대에는 남창부(南昌府)라 했다.
- ↑ 내주(萊州):중국 산동성(山東省) 액현(掖縣) 일대의 옛 지명. 수·당·송 시대에는 내주 또는 동래군(東萊郡)이라 했고, 명·청 시대에는 내주부(萊州府)라 했다.
- ↑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295~2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