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향:만드는 법:연안군공 예향
내용
연안군공(延安郡公) 예향(蕊香)[1]
현삼(玄蔘) 0.5근(깨끗이 씻어 먼지와 흙을 제거한 다음 은그릇 속에서 물에 삶아 익힌 뒤, 걸러서 말린다. 이를 잘라서 쟁개비[2] 속에 넣고, 약한 불로 연기가 조금 나도록 볶은 것), 감송(甘松)[3] 4냥 (잡초와 먼지와 흙을 가려 제거한 뒤에야 정량을 재어 잘게 썬 것), 백단향(썬 것)·사향(알갱이를 쓰되 다른 향료를 가루 낸 뒤에야 넣어서 간다)·적유향(的乳香)[4](곱게 간 것) 각 2돈. 이상의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절구에 찧고 체로 쳐서 가루 낸 뒤, 졸인 꿀에 고르게 섞은 다음 계두(鷄豆, 병아리콩) 크기의 환을 만든다. 이때 향료가루 1냥씩에 졸인 꿀 1냥씩 되도록 만들되, 아직 환으로 만들기 전에 다시 절구에 넣고 100여 번을 찧는다. 만든 뒤 유단(油單)[5]으로 밀봉해 자기 속에 넣은 뒤,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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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 ↑ 연안군공(延安郡公) 예향(蕊香):중국 당나라의 재상 두위(竇威, ?~618)가 애용하던 꽃술모양 향. 두위는 당나라의 문인이자 관료로, 내사령(內史令)을 거쳐 재상의 지위에 올랐으며 연안군공(延安郡公)의 작위를 받았다. 저서로 《두위집(竇威集)》이 있다.
- ↑ 쟁개비:냄비의 일종. 《임원경제지 섬용지》 권2 〈불로 요리하는 도구〉 “데우거나 볶거나 굽는 여러 도구 ” ‘쟁개비(냄비)’ 참조.
- ↑ 감송(甘松):마타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감송의 뿌리나 뿌리줄기에서 채취한 향료. 감송은 중국의 귀주(貴州)·사천(四川) 등에서 자라고, 약재나 화장품 용도로 사용한다. 고미치(苦彌哆) 또는 향송(香松)이라고도 한다.
- ↑ 적유향(的乳香):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감람과(橄欖科) 유향나무의 분비액을 말려서 만든 향료. 유백색의 수지(樹脂) 결정 형태이며, 방향제나 방부제로 쓰인다. 유향(乳香) 또는 유두향(乳頭香)이라고도 한다.
- ↑ 유단(油單):기름을 발라서 두껍고 질기게 만든 종이. 포장지 또는 장판지 따위로 쓴다.
- ↑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331~3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