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백랍금
백랍금(百衲琴, 나무 조각을 붙여 만든 금)
중국 호남(湖南)[1]의 범씨(范氏)[2]는 금(琴)을 잘 깎아 만들었는데, 그는 사방 0.2~0.3척 정도 되는 작은 오동나무 조각을 사용해서 아교로 붙이고 옻칠하여 모아 완성하고는 ‘백랍금(百衲琴)’이라 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든 금(琴)을 연주하면 평범한 낮은 품질의 금(琴)과 다를 바 없었으니, 이렇게 만드는 일에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목재가 하나의 판[段]이 아니면 소리가 결코 응하지 않는 것이다. 또 옻칠 때문에 방해가 되어 그 소리가 막힐 것도 뻔히 알 수 있다. 지금 사람들이 간혹 금(琴)을 만들 재목이 짧아서 필요한 길이에 미치지 못하면 간혹 임악(臨岳) 바깥(즉, 이마)은 별도의 오동나무로 만들어 붙이기도 하는데, 또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동천청록》[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