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명승지 여행:여행 도구:제로
내용
18) 제로(提爐, 휴대용 화로)
만드는 방식은 제합과 같다. 높이는 1.8척, 너비는 1척, 길이는 1.2척으로 3칸[撞]을 만든다. 아래 1 칸은 네모난 상자처럼 만들고, 그 안에 물 끓이는 구리화로를 장착하는데, 몸체가 네모난 상자 모양과 같다. 이를 아래 상자 모양 안에 끼워 앉힌다.
중간 칸은 바닥에 2개의 구멍을 나누어 내고, 왼쪽 구멍에는 불을 지펴 차 단지를 올려 두고서 차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오른쪽 구멍에는 끓는 물을 붓고 그 위에 통처럼 생겼으면서 뚜껑이 달린 작은솥 1개를 올려 솥 안에 술을 중탕(中湯)한다. 긴 하루의 오후에 이 솥으로 죽을 끓여 손님에게 대접할 수도 있다.
화로 옆에 하나의 작은 구멍을 뚫어 이 구멍으로 숯을 꺼내고 바람이 들어가게 한다. 단지와 솥이 화로가 있는 칸 위로 껑충 솟아 너무 드러나면 고아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 칸 위쪽의 바깥에 아래 칸의 네모난 상자처럼 1칸을 만든다. 다만 그 칸에 바닥을 만들었다가 솥이나 화로의 윗부분이 걸리는 일이 없도록 하면 단지나 솥이 밖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아래 한 칸은 비어 있고 중간 한 칸은 채워져 있어 합쳐서 2칸이고, 그 위에 다시 1칸을 더하고 바닥과 덮개를 설치하여 숯을 쟁여 넣도록 한다. 이렇게 하여 총 3칸이 1가(架)[1]를 이룬다. 위에 자물쇠를 채울 수 있게 하고, 앞의 제합과 짝이 되게 한다. 《준생팔전》[2]
이 칸은 하나의 네모난 상자처럼 만들어 숯을 담아두었다가 쓸 때를 대비한다. 가운데 1칸은 위쪽을 비워서 호리병과 노구솥 두 물건이 칸 위로 튀어나 오지 않게 덮어주니, 식라(食籮)[3]의 양식과 같다.
이 노구솥은 불 위로 옮겨 죽을 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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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구솥 바닥이 뜨거운 물속에 0.3척 잠기게 한다.
물을 뜨겁게 하여 술을 데운다.
이 단지는 차를 뜨겁게 할 수 있고, 물 위에서 차를 데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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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격화조(隔火條)[4]
불구멍
별도로 둥근 구리 술잔 모양을 만들고 뒤집어 놓은 뒤 뜨겁게 데울 단지를 그 위에 놓는다. 구리 술잔 모양에는 매화 모양의 구멍을 뚫어 불기운이 통하여 위로 올라가게 한다.[5][6]
각주
- ↑ 가(架):물건을 놓는 시렁. 여기서는 세 칸으로 구성된 제로 1개의 단위를 가리킨다. 요즘 흔히 쓰는 ‘세트’ 라는 말과 같다.
- ↑ 《遵生八牋》 卷8 〈起居安樂牋〉下 “溪山逸游條” ‘游具’(《遵生八牋校注》, 261쪽).
- ↑ 식라(食籮):음식을 담아 메고 다닐 수 있게 대나무 등의 나무를 엮어서 만든 상자.
- ↑ 격화조(隔火條):화로나 향로의 불을 덮어 불의 세기를 조절하는 기와조각.
- ↑ 이상의 원도와 원도에 적혀 있는 내용도 출처가 《준생팔전》 이다.
- ↑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406~4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