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각 절기의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절일의 세부 내용:피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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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24) 삼복의 피서음(避暑飮, 피서하며 술 마시기)
육기(陸機)[1]의 죽소음(竹篠飮)[2], 원소(袁紹)[3]의 하삭음(河朔飮)[4]은 모두 정신을 잃을 만큼 술에 취하는 상태를 풍취로 여기는데, 고금의 피서회(避暑會)

가운데 이는 노둔한 자들의 졸렬한 피서법이다.
물가의 나무 그늘에는 절로 한 줄기 시원함이 있다. 마음에 흐뭇한 벗들과 바람 시원한 정자나 연못의 누대에 나아가, 자두를 담가놓거나 오이를 찬물에 띄워 두고 껍질 깐 마름과 흰 연근을 마련해놓고, 옷을 벗어젖히고 다리를 쭉 뻗고 앉아서 노래하거나 시를 읊으며 긴 날을 보낸다. 그러면 굳이 광려(匡廬)[5]의 나는 듯 쏟아지는 폭포나 태호(太湖)[6]의 밝은 달빛이나 아미산(峨嵋山)[7]의 만년설이 아니어도, 좋은 피서 계책이 된다. 《금화경독기》[8][9]

모시등거리(국립중앙박물관)


각주

  1. 육기(陸機):260~303. 중국 서진(西晉)의 문학가·서법가. 자는 사형(士衡). 그의 시는 수사(修辭)에 중점을 두고 미사여구와 대구(對句)의 기교를 살려 육조(六朝)시대의 화려한 시풍의 선구자가 되었다. 저서로 《육사형집(陸士衡集)》이 있다.
  2. 죽소음(竹篠飮):여름날 시원한 대숲에 들어가 술을 마시며 노는 일.
  3. 원소(袁紹):?~202. 중국 후한(後漢) 말기의 무인으로 자는 본초(本初). 영제(靈帝)가 죽자 대장군 하진(何進)의 명을 받아 조조(曹操, 155~220)와 함께 강력한 군대를 편성했다. 동탁(董卓)을 암살하려 했으나 계획이 실패하자 독자적으로 환관 2천 명을 살해했으며, 하북(河北)에서 동탁 토벌군을 일으켜 그 맹주가 되었다. 나중에 조조에게 패사했다.
  4. 하삭음(河朔飮):피서(避暑)의 음주. 하삭은 황하(黃河) 이북 지역을 말한다. 조조(曹操)가 유송(劉松, ?〜?)에게 하북의 원소(袁紹, ?~202) 군대를 진압하게 했는데, 유송이 원소의 아들들과 삼복더위에 밤낮으로 술을 마셨다는 고사가 있다.
  5. 광려(匡廬):중국 강서 지방에 있는 여산(廬山)의 다른 이름.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 701~762)이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라는 시에서 “나는 듯한 폭포 곧장 쏟아져 내리니, 길이가 3천 척일세.(飛流直下三千尺)”라고 하여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6. 태호(太湖):중국 강소성(江蘇省) 남동쪽에 있는 호수. 옛날에는 바다였으나 양자강(揚子江) 어귀의 삼각주가 발달함에 따라 형성된 담수호이다. 구릉에서 흘러내린 하천은 서쪽 호안으로 유입하고 동쪽 호안에서는 오송강(吳淞江)과 황포강(黃浦江) 등으로 유출한다.
  7. 아미산(峨嵋山):중국 사천성(四川省) 아미현(峨眉縣) 서남쪽에 있는 산. 해발 3,099m.
  8. 출전 확인 안 됨.
  9.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548~5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