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각 절기의 구경거리와 즐거운 놀이:절일의 세부 내용: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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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39) 납회(臘會, 납일 모임)
우리나라는 동지 후 3번째 미일(未日)을 납일로 삼는다. 《지봉유설(芝峯類說)》을 살펴보니, 채옹(蔡邕)[1]의 학설을 인용하여 “청제(靑帝)[2]는 미일(未日)을 납일로 삼고, 적제(赤帝)[3]는 술일(戌日)을 납일로 삼으며, 백제(白帝)[4]는 축일(丑日)을 납일로 삼고, 흑제(黑帝)[5]는 진일(辰日)을 납일로 삼는다. 우리나라에서 미일로 납일을 정한 까닭은 대개 우리나라가 있는 동쪽 방향이 목(木)에 속하기 때문이다.”[6]라 했다. 《한양세시기》[7]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에 “납일 다음 날에는 사람들이 한 해를 보낸 기념으로 한자리에 모여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양기(陽氣)를 발산한다.”[8]라 했다.
《후한서》 〈정현전(鄭玄傳)〉의 주석에 “정현(鄭玄)[9]이 12세에 어머니를 따라 외갓집에 갔는데, 그날이 바로 납일이었다. 자리에 모인 같은 항렬(行列)의 친족 열 몇 명이 모두 아름다운 복장으로 화려한 치장을 하고 있었지만, 정현만 홀로 모자란 사람처럼 무심하게 있었다.”[10]라 했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옛사람들이 납평(臘平)[11]과설날 아침 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금화경독기》[12][13]

각주

  1. 채옹(蔡邕, 132~192):중국 후한(後漢)의 관리. 자는 백개(伯喈). 170년 낭중이 되었으나 재이(災異)의 변에 관해 상주문을 올렸다가 쫓겨났다. 189년 동탁(董卓, 139~192)에게 발탁되어 좌중랑장(左中郞將)까지 지냈으나 동탁의 난에 연좌되어 옥사했다. 천문(天文)·음율(音律) 등에 능통하였고, 초서(草書)·예서(隸書)를 잘 썼으며, 비백체(飛白體)를 창시하였다. 저서로 《채중랑집(蔡中郞集)》이 있다.
  2. 청제(靑帝):목(木)의 기운으로 동방을 다스리는 신. 봄을 관장한다.
  3. 적제(赤帝):화(火)의 기운으로 남방을 다스리는 신. 여름을 관장한다.
  4. 백제(白帝):금(金)의 기운으로 서방을 다스리는 신. 가을을 관장한다.
  5. 흑제(黑帝):수(水)의 기운으로 북방을 다스리는 신. 겨울을 관장한다.
  6. 청제(靑帝)는……때문이다:《芝峯類說》 卷1 〈時令部〉 “節序”(국립중앙도서관 한古朝91-50, 47~48쪽).
  7. 《京都雜志》 卷2 〈歲時〉 “臘平”(《韓國名著大全集》, 192~193쪽).
  8. 납일……발산한다:《史記》 卷27 〈天官書〉, 1340쪽.
  9. 정현(鄭玄):127~200. 중국 후한(後漢) 말의 학자. 자는 강성(康成). 평생 재야의 학자로 지냈으며, 훈고학(訓詁學)·경학(經學)에 조예가 깊어 당시 고문경학(古文經學)과 금문경학(今文經學)의 학설을 정리하고 보완하여 《모시(毛詩)》·《주례(周禮)》·《의례(儀禮)》·《예기(禮記)》 등 많은 경서를 주석했다.
  10. 정현(鄭玄)이……있었다:《後漢書》 卷65 〈鄭玄傳〉(《文淵閣四庫全書》590, 437쪽).
  11. 납평(臘平):납일의 다른 이름. ‘가평절(嘉平節)’이라고도 한다.
  12. 출전 확인 안 됨.
  13.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4,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561~5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