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불로 요리하는 도구:여러 저장 용기:일계체

pung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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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20) 일계체[日計屉, 30칸짜리 쌀서랍]
내가 《왕정농서》에 나오는 곡갑(穀匣) 제도를 본떠 약간 변통하고자 한다. 나무로 입주(立橱, 서랍장)를 하나 만들어 안에 서랍 30개를 설치하고, 서랍마다 쌀을 2~3두씩 담는다. 매달 말에 일가족이 한 달 동안 먹은 밥과 죽의 재료를 계산하여 이를 기준으로 30칸의 서랍 안에 나눠 담는다. 매일 새벽 서랍 하나를 바로 빼어 하루치로 쓰고, 그믐이 되어 양식이 다 떨어지면 다시 곳간에서 가져다 전처럼 서랍에 나눠 저장한다. 하루에 사용할 분량이 계량되어 있으니 주부가 번거롭게 되와 말로 출납해야 하는 수고가 없다.
소식(蘇軾)이 황주(黃州)에 있을 때 몸소 철저하게 절약과 검소를 실천하여 날마다 쓰는 돈이 150전을 넘지 않았는데, 그 비결은 다음과 같다. 매달 초하루에 4,500전을 가져다 30개 뭉치로 나누어 집 들보 위에 걸어 둔다. 이른 아침에 한 뭉치씩 가져다 하루치로 쓰고 거기서 남는 돈은 따로 모아 손님을 접대했다.[1] 나의 30칸짜리 쌀서랍은 소식의 30개 돈뭉치와 같다.《금화경독기》[2]


각주

  1. 소식(蘇軾)이……접대했다:《東坡全集》 卷74 〈書〉 “答奏太虛書”에 관련 내용이 나온다.
  2.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6), 444~4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