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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6) 복건(幅巾) [1]
《부자(傅子)》 [2]에서 “한(漢)나라 말기에 왕공(王公)들이 대부분 왕복(王服)을 벗고 복건으로우아하면서도 소박한 멋을 살렸다.” [3]라 했다. 이에 의거해 보면, 복건은 옛날에는 원래 서인들의 복장이었다가 한(漢)나라 말에 이르러 비로소 사대부의 복장이 된 것이다. 그리고 사마온공(司馬溫公, 사마광) [4]에 이르러 심의(深衣) [5]와 더불어 평상시 입는 관(冠)과 의복(衣服)이 되었다가, 주자(朱子)가 또 《가례(家禮)》에다 심의와 복건에 대해 싣자, 마침내 복건이 예복(禮服)이 되었다. 옛날에는 복건을 검은 견직물[皁絹]로 만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겨울에는 검은색 단[黑緞] [6]을 쓰고, 여름에는 검은색 사[皁紗] [7]를 쓴다.《금화경독기》[8]


각주

  1. 복건(幅巾):유생들이 의복에 갖추어 쓰던 건(巾). 베의 온폭[幅]을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복건[幅巾]’이라 한다. 한대(漢代)에 두건을 사용했고, 동한(東漢) 이후 두건에서 조금 변형된 복건이 출현했다. 복건은 위는 둥글고 뾰족하며 뒤에는 넓고 긴 자락을 늘어뜨려 양쪽 옆에 있는 끈을 뒤로 가게 한 다음 잡아매 착용한다.
  2. 《부자(傅子)》:중국 서진(西晉)시대 부현(傅玄, 217~278)이 편찬한 저서로, 12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자》는 부현의 이름을 딴 제목이다. 이 책은 부현이 살던 시대에 유행한 청담(淸談)이 아니라 유학의 입장에서 상인들의 착취를 비판하고 ‘백성을 나누어 업을 정하자[分民定業]’는 주장을 했다는 특징이 있다.
  3. 한(漢)나라……살렸다: 《傅子》 〈附録〉.
  4. 사마온공(司馬溫公):중국 송대의 명신이었던 사마광(司馬光, 1019~1086)을 말한다. 사마광의 자는 군실(君實)이고, 호는 우부(迂夫), 시호는 문정(文正)인데, 속수선생(涑水先生)이라고도 한다. 죽은 뒤 온국공(溫國公)에 봉해졌으므로 통상 사마온공(司馬溫公)이라고도 한다.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을 반대한 구법당(舊法黨)의 대표적인 인물로 《자치통감(資治通鑑)》의 저자이다.
  5. 심의(深衣):뒤에 자세히 나온다.
  6. 검은색 단[黑緞]:단(緞)은 직물의 씨실과 날실이 엇갈리는 조직점을 적게 하여 씨실과 날실이 만나는 지점이 길어지고 조직점이 분산되어 있다. 이 때문에 직물 표면이 평활하고, 다른 직물보다 광택이 많고 화려하며 두꺼워 겨울용 옷감에 적합하다. ‘단’에 대해서는 《전공지》 권2 〈누에치기와 길쌈〉 하 “길쌈”에 나온다.
  7. 검은색 사[皁紗]:사(紗)는 날실 2올을 꼬아서 직조하기 때문에 빈 공간이 생겨 얇고 비쳐 보이므로 여름용 옷감에 적합하다. ‘사’에 대해서는 《전공지》 권2 〈누에치기와 길쌈〉 하 “길쌈” ‘에 나온다.
  8.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 2,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6), 4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