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몸 씻는 도구와 머리 다듬는 도구:몸 씻는 여러 도구:놋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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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 놋대야[銅盆][1]
옛사람들은 세수할 때 이(匜)[2]에 물을 담아 손에 부어 주고 물받이 대야로 이 물을 받았다. 《좌전(左傳)》에서 “이(匜)를 받들고 대야에 물을 부어 드렸다.” [3]라고 했고, 《예기》 〈내칙(內則)〉에서 는 “부모나 시부모 계신 곳에 가서 젊은이는 대야를 받들고, 연장자는 물을 받들어 대야에 물을 부어서 세수하기를 청한다.” [4]라 했다.
지금 사람들은 세수할 때 세숫대야[匜][5]는 있지만 물받이 대야는 없어 다만 두 손을 세숫대야에 넣고 물을 양손으로 움켜 떠서 얼굴을 씻는다. 그로 인해 씻은 물이 그대로 세숫대야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두 번째 움켜 뜰 때부터는 물이 모두 먼지와 때로 혼탁해진 것인데도, 다시 그 물로 얼굴을 씻으면서 깨끗하길 바란다. 이는 거울을 뒤집어 놓고 거울에 비치길 바라는 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세수하는 방식은 서둘러 옛 제도를 따라야 할 것이다. 지금 초례를 치르는 신부의 세수 그릇은 반드시 전[唇]이 있는 물받이 놋대야로 놋쇠로 만든 작은 이(匜)의 물을 받는 형식이니, 오히려 옛 제도를 잃지 않았다. 다만 이(匜)에는 귀때[6]가 없을 뿐이다.【《설문해자》에서는 “‘이(匜)’는 국자[羹魁]와 비슷하지만 자루에 길이 있어서 물을 부을 수 있다.” [7]라 했다.】《금화경독기》

속담에 “집이 궁색하다 말 말고 세숫대야는 꼭 놋대야를 써야 한다.”라 했다. 대개 날마다 나무대야에서 얼굴을 씻으면 자연스레 눈이 손상되지만, 놋쇠는 금(金)의 기운을 지니고 있어서 매우 유익하다.《지세사》 [8][9]

각주

  1. 놋대야[銅盆]:놋쇠로 만든 대야. 대야는 물을 담아서 얼굴과 손발을 씻는 둥글넓적하게 생긴 그릇이다. 사기대야, 나무대야 등 소재에 따라 이름만 다를 뿐 형태는 비슷하다.
    전이 달린 놋대야(국립민속박물관)
    전이 없는 놋대야(국립민속박물관)
  2. 이(匜):고대 중국 청동기의 한 기물로, 술을 따라 부을 때 쓰는 부리가 달린 타원형 그릇이다. 서주(西周) 후기 이후에는 반(盤)과 함께 한 쌍으로 물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했다. 서주(西周) 시대에는 그릇에 다리가 있었는데, 원대(元代)로 갈수록 다리가 없어지면서 그릇으로 사용했다. 우리나라도 원의 영향을 받아 그릇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元)의 그릇인 이(귀대접)(국립중앙박물관)
  3. 《春秋左傳正義》 卷15 〈僖公〉 23年(《十三經注疏整理本》 17, 474쪽).
  4. 《禮記正義》 卷27 〈內則〉(《十三經注疏整理本》 14, 969쪽).
  5. 세숫대야[匜]:원문의 ‘匜’는 세숫물을 따르는 주전자 같은 기물이지만, 여기서부터는 세숫대야의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그렇게 옮긴다.
  6. 귀때:주전자의 부리같이 그릇 한쪽에 바깥쪽으로 내밀어 만든 구멍.
  7. 《說文解字》 卷20 下 〈文七〉.
  8. 출전 확인 안 됨.
  9. 《임원경제지 섬용지(林園經濟志 贍用志)》2,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6), 179~1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