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용지:건물 짓는 제도:기와와 벽돌:벽돌의 이로움

pung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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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천하는 땅 위로 50~60척, 땅 밑으로 50~60척이 모두 벽돌이다. 높은 곳으로는 누대·성곽·담장이고, 깊은 곳으로는 다리·분묘·도랑·온돌·저수지 등의 시설물이다. 모든 나라를 보호하고 백성들이 수재와 화재, 도적, 부식과 습기, 기울고 무너지는 사태에 시달리지 않게 하는 물건은 모두 벽돌이다. 벽돌의 효과가 이와 같은데도 우리나라 몇천 리 안에서만은 벽돌을 버려두고 강구하지 않으니 실책이 크다. 더러는 “벽돌이 흙의 성질에서 말미암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기와를 쓰지만 벽돌은 쓰지 않는다.”[1]라 하는데, 이는 결코 그렇지 않다. 진흙으로 둥글게 만들면 기와이고, 네모나게 만들면 벽돌인 것이다.[2]


  1.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동북 간방(艮方)에 위치하여 백토(白土)에 해당하므로, 흙의 성질을 지닌 사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한 말로 보인다.
  2. 《임원경제지 섬용지》 권2, 〈건물 짓는 재료〉 14, “기와와 벽돌” 7), ‘벽돌의 이로움’(《임원경제지 섬용지》 1, 285~286쪽); 《북학의(北學議)》, 〈내편(內編)〉, “벽(甓)”(《농서(農書)》 6, 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