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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비가 조금 그쳤으나 성난 파도가 산더미와 같아서, 높게 일 때는 푸른 하늘로 솟는 듯했고 내려갈 때는 깊은 못에 빠져 들어가는 듯하여,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찢는 듯하며, 모두 물에 빠져 썩어 문드러질 것이 순간에 달려 있었습니다. | 밤이 되자 비가 조금 그쳤으나 성난 파도가 산더미와 같아서, 높게 일 때는 푸른 하늘로 솟는 듯했고 내려갈 때는 깊은 못에 빠져 들어가는 듯하여,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찢는 듯하며, 모두 물에 빠져 썩어 문드러질 것이 순간에 달려 있었습니다. | ||
− | + | <span style="color:red">막금</span>과 <span style="color:red">권송</span> 등은 눈물을 씻으면서 신에게 말하기를, | |
“형세가 이미 급박하여 다시 희망이 없으니 청컨대 의복을 갈아입고 죽음을 맞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신도 그 말과 같이 [http://dh.aks.ac.kr/sillokwiki/index.php/%EC%9D%B8%EC%9E%A5(%E5%8D%B0%E7%AB%A0) 인장(印章)]<ref>[http://heritage.go.kr/heri/html/HtmlPage.do?pg=/inj/injang_sub02.jsp&pageNo=4_3_1_1 한국인장의 개요]</ref>과 [https://www.museum.go.kr/site/korm/relic/recommend/view?relicRecommendId=450615 마패(馬牌)]를 품에 넣고 <span style="color:red">[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27105 상관(喪冠)]과 [http://folkency.nfm.go.kr/kr/topic/detail/233 상복(喪服)]을 갖추고는 벌벌 떨며 손을 비비면서 하늘에 빌기를, </span> | “형세가 이미 급박하여 다시 희망이 없으니 청컨대 의복을 갈아입고 죽음을 맞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신도 그 말과 같이 [http://dh.aks.ac.kr/sillokwiki/index.php/%EC%9D%B8%EC%9E%A5(%E5%8D%B0%E7%AB%A0) 인장(印章)]<ref>[http://heritage.go.kr/heri/html/HtmlPage.do?pg=/inj/injang_sub02.jsp&pageNo=4_3_1_1 한국인장의 개요]</ref>과 [https://www.museum.go.kr/site/korm/relic/recommend/view?relicRecommendId=450615 마패(馬牌)]를 품에 넣고 <span style="color:red">[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27105 상관(喪冠)]과 [http://folkency.nfm.go.kr/kr/topic/detail/233 상복(喪服)]을 갖추고는 벌벌 떨며 손을 비비면서 하늘에 빌기를, </span> | ||
− | <span style="color:red">“신은 살아오면서 오직 충효와 우애를 마음에 새기고, 마음으로는 속이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몸으로는 원수진 일이 없었으며 손으로는 누구를 죽이거나 해친 적이 없었음은 하늘이 비록 높고 높지마는 실로 굽어 살피시는 바입니다. 이번에도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갔다가 부친상을 당하여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신에게 무슨 죄와 허물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신에게 죄가 있으면 신의 몸에만 벌이 미치면 될 것이지, 같이 배를 탄 40여 인은 죄도 없이 물에 빠져 죽게 되었는데 하늘은 어찌 가엾게 여기지 않는단 말입니까? 하늘께서 만약 이 궁지에 빠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바람을 거두고 파도를 그치게 하여 신으로 하여금 세상에서 다시 삶을 얻어, 갓 죽은 신의 아비를 장사지내고 늙으신 신의 어미를 봉양하며 다행히 다시 궁궐의 뜰 아래에 국궁 | + | <span style="color:red">“신은 살아오면서 오직 충효와 우애를 마음에 새기고, 마음으로는 속이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몸으로는 원수진 일이 없었으며 손으로는 누구를 죽이거나 해친 적이 없었음은 하늘이 비록 높고 높지마는 실로 굽어 살피시는 바입니다. 이번에도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갔다가 부친상을 당하여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신에게 무슨 죄와 허물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신에게 죄가 있으면 신의 몸에만 벌이 미치면 될 것이지, 같이 배를 탄 40여 인은 죄도 없이 물에 빠져 죽게 되었는데 하늘은 어찌 가엾게 여기지 않는단 말입니까? 하늘께서 만약 이 궁지에 빠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바람을 거두고 파도를 그치게 하여 신으로 하여금 세상에서 다시 삶을 얻어, 갓 죽은 신의 아비를 장사지내고 늙으신 신의 어미를 봉양하며 다행히 다시 궁궐의 뜰 아래에 국궁<ref>[국궁진췌 http://korean.cri.cn/1620/2017/10/25/1s251130.htm]</ref>할 수 있게 하신다면, 이후에는 비록 만 번을 죽더라도 신은 실로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span> |
− | 말을 미처 마치지 않았는데 | + | 말을 미처 마치지 않았는데 <span style="color:red">막금</span>이 갑자기 신의 몸을 안으면서, “<span style="color:red">한 집안 사람들이 평생의 고락을 모두 이 분에게 기대기를, 마치 '[http://www.joungul.co.kr/meditation/meditation1/meditation3/%ED%95%9C%EA%B5%AD_5564.asp 열 소경에 한 막대처럼 여겼는데], </span>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한 집안 사람들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고는, 마침내 가슴을 치고 발을 구르며 슬피 통곡하였습니다. <span style="color:red">배리(陪吏) 이하도 소리를 내어 슬피 울면서 손을 모아 하늘의 도움을 빌었습니다.</sp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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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부친상 | *사건: 부친상 | ||
*비유: 열 소경에 한 막대처럼 | *비유: 열 소경에 한 막대처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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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일) 09:54 기준 최신판
漂大洋中。是日昏霧四塞。咫尺不辨。向晩雨脚如麻。至夜雨少止。怒濤如山。高若出靑天。下若入深淵。犇衝擊躍。聲裂天地。胥溺臭敗。決在呼吸之間。莫金,權松等抆淚謂臣曰。勢已迫矣。無復望已。請替換衣服。以待大命之至。臣如其言。懷印與馬牌。具喪冠與服。惴惴然挼手祝天曰。臣在世。唯忠孝友愛爲心。心無欺罔。身無讎冤。手無殺害。天雖高高。實所鑑臨。今又奉 君命而往。犇父喪而歸。臣不知有何罪咎。倘臣有罪。罰及臣身可也。同舟四十餘人。無罪見溺。天其敢不矜憐乎。天若哀此窮人。返風息濤。使臣得再生於世。葬臣新死之父。養臣垂老之母。幸又得鞠躬於 丹墀之下。然後雖萬死無生。臣實甘心。言未訖。莫金遽抱臣身曰。一家人百年苦樂。皆仰此身。有如十盲仰一杖。今至於此。無復再見一家之人。遂擗踊而哭。陪吏以下。亦哭泣攢手。以祈天祐。
이 날은 짙은 안개가 사방에 꽉 끼어 지척을 분별할 수 없었습니다.
저녁때가 되면서 빗발이 삼대 같았습니다.
밤이 되자 비가 조금 그쳤으나 성난 파도가 산더미와 같아서, 높게 일 때는 푸른 하늘로 솟는 듯했고 내려갈 때는 깊은 못에 빠져 들어가는 듯하여,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찢는 듯하며, 모두 물에 빠져 썩어 문드러질 것이 순간에 달려 있었습니다.
막금과 권송 등은 눈물을 씻으면서 신에게 말하기를,
“형세가 이미 급박하여 다시 희망이 없으니 청컨대 의복을 갈아입고 죽음을 맞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신도 그 말과 같이 인장(印章)[1]과 마패(馬牌)를 품에 넣고 상관(喪冠)과 상복(喪服)을 갖추고는 벌벌 떨며 손을 비비면서 하늘에 빌기를,
“신은 살아오면서 오직 충효와 우애를 마음에 새기고, 마음으로는 속이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몸으로는 원수진 일이 없었으며 손으로는 누구를 죽이거나 해친 적이 없었음은 하늘이 비록 높고 높지마는 실로 굽어 살피시는 바입니다. 이번에도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갔다가 부친상을 당하여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신에게 무슨 죄와 허물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신에게 죄가 있으면 신의 몸에만 벌이 미치면 될 것이지, 같이 배를 탄 40여 인은 죄도 없이 물에 빠져 죽게 되었는데 하늘은 어찌 가엾게 여기지 않는단 말입니까? 하늘께서 만약 이 궁지에 빠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바람을 거두고 파도를 그치게 하여 신으로 하여금 세상에서 다시 삶을 얻어, 갓 죽은 신의 아비를 장사지내고 늙으신 신의 어미를 봉양하며 다행히 다시 궁궐의 뜰 아래에 국궁[2]할 수 있게 하신다면, 이후에는 비록 만 번을 죽더라도 신은 실로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말을 미처 마치지 않았는데 막금이 갑자기 신의 몸을 안으면서, “한 집안 사람들이 평생의 고락을 모두 이 분에게 기대기를, 마치 '열 소경에 한 막대처럼 여겼는데,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한 집안 사람들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고는, 마침내 가슴을 치고 발을 구르며 슬피 통곡하였습니다. 배리(陪吏) 이하도 소리를 내어 슬피 울면서 손을 모아 하늘의 도움을 빌었습니다.
5th Day. Adrift in the Open Ocean. This day a dense fog obscured everything.
Things a foot away could not be made out. Towards evening, rain streamed down heavily, abating somewhat with night. The frightening waves were like mountains. They would lift the ship up into the blue sky and then drop it as if down an abyss. They billowed and crashed, the noise splitting heaven from earth. We might all be drowned and left to rot at any moment. Wiping away tears, Makkům and Kwon Song said to me, “Conditions are critical; there is no hope. Please change your clothes and wait for your fate to come.” I did as they said. I pocketed my seal and horse permit against my chest and put on my mourning hat and gown. Anxiously I joined my hands and prayed to Heaven. “In the world I have tried only to be loyal, filial, friendly, and loving. My heart has had no deceit. I have done no wrong, I have killed no one. Far away above us though you are, Heaven, you must be aware of this. Now, again having gone out on my Sovereign's orders, I have been hurrying home to mourn for my father. I do not know for what sin I am to blame. If I have sinned, let punishment come to me alone. Will you, Heaven, presume to be so unmerciful as to let over forty innocent men drown with me? Heaven, if you pity this poor person, reverse the wind and still the waves. Let me return alive to the world, bury my newly dead father, and take care of my aging mother. If, by good fortune, I am also able to bow before the Court, then I shall truly be content to die ten thousand deaths after that.”
Before I had finished speaking, Makkům suddenly embraced me. He said, “A whole family for their entire life, in pain and pleasure, have relied on me. They have been like ten blind men leaning on one staff. Now it has come to this. I shall not see my family again.” Then he beat his breast, stamped his feet, and wept. The secondary officials and those below them also wept. They folded their hands and prayed for Heaven's protection.
初五日
漂大洋中。是日昏雾四塞,咫尺不辨。向晚,雨脚如麻。至夜,雨少止,怒涛如山,高若出青天,下若入深渊,奔冲击跃,声裂天地。胥溺臭败,决在呼吸之间。莫金、权松等抆泪胃臣曰:“势已迫矣!无复望已,请替换衣服,以待大命之至。”臣如其言,怀印与马牌,具丧冠与服,惴惴然按手祝天曰:“臣在世唯忠孝友爱为心,心无欺罔,身无仇冤,手无杀害,天虽高高,实所鉴临。今又奉君命而往,奔父丧而归。臣不知有何罪咎?倘臣有罪,罚及臣身可也。同舟四十余人无罪见溺,天其敢不矜怜乎?天若哀此穷人,返风息涛,使臣得再生于世,葬臣新死之父,养臣垂老之母,幸又得鞠躬于丹墀之下,然后虽万死无生,臣实甘心。”言未讫,莫金遽抱臣身曰:“一家人百年苦乐皆仰此身,有如十盲仰一杖。今至于此,无复再见一家之人!”遂僻踊而哭。陪吏以下亦哭泣,攒手以祈天祜。
- 기후: 짙은 안개, 빗발이 삼대 같았습니다, 비가 조금 그쳤으나, 성난 파도,
- 시간: 저녁때, 밤
- 비유: 빗발이 삼대 같았습니다, 성난 파도가 산더미와 같아서, 높게 일 때는 푸른 하늘로 솟는 듯했고 내려갈 때는 깊은 못에 빠져 들어가는 듯하여,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찢는 듯,
- 인명: 막금, 권송
- 풍습(의복): 상복, 상관
- 풍습(기원): 손을 비비면서 하늘에 빌기를, 손을 모아 하늘의 도움을 빌었습니다
- 풍습(초상): 상복, 상관
- 기물: 인장(印章), 마패(馬牌),
- 심리: 불안(모두 물에 빠져 썩어 문드러질),포기,간절함
- 경천: 하늘에 빌기를, 하늘이 비록 높고 높지마는 실로 굽어 살피시는 바, 하늘은 어찌 가엾게 여기지 않는단 말입니까? 하늘께서 만약 이 궁지에 빠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바람을 거두고 파도를 그치게 하여
- 유학: 충효와 우애, 임금의 명령, 신의 아비를 장사지내고 늙으신 신의 어미를 봉양하며 다행히 다시 궁궐의 뜰 아래에 국궁(鞠躬)할 수 있게
- 행정: 임금의 명령,
- 사건: 부친상
- 비유: 열 소경에 한 막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