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아가리 토기[二重口緣土器]

설명

겹아가리 토기는 토기의 입술을 두 겹으로 겹싼 것 또는 이러한 흔적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별도의 점토 띠를 아가리에 덧대는 덧띠 토기와 제작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이중 구연 토기(二重口緣土器)’, ‘겹구연 토기’, ‘겹입술 토기’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토기의 입술을 겹싸는 의도는 주로 토기의 아가리를 보강함과 동시에 장식적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바리(鉢), 독(甕), 항아리(壺) 등에서 관찰되며, 그 중에서도 깊은 바리 토기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겹아가리 토기의 시간적 범위는 주로 신석기 시대 늦은 시기부터 청동기 시대 이른 시기에 해당하지만 남한의 일부 지역에서는 좀 더 늦게까지 남아 있다. 분포 범위는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넓게 나타나고 한반도에는 함경도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서 출토된다.

한반도에서 겹아가리 토기는 팽이 토기(角形土器), 가락동식 토기(可樂洞式土器), 흔암리식 토기(欣岩里式土器)에서 주로 보이기 때문에 짧은 빗금무늬(短斜線文), 톱니무늬(鋸齒文), 돋을띠무늬(突帶文), 구멍무늬(孔列文), 골아가리(口脣刻目) 등과 함께 새겨지는 사례가 많다. 이른 시기의 겹아가리 토기는 아가리에 겹싼 점토띠가 좁고 뚜렷하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폭이 넓어지고 윤곽도 희미해지며, 마지막 단계에는 겹아가리의 흔적만 남게 된다. 이와 함께 새겨지는 다른 무늬의 위치도 변화한다.

한반도 남부 지역 겹아가리 토기의 기원은 중국 북지방에서 한반도 북부로, 이는 다시 한반도 남부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특히 초기에 대동강 유역의 팽이 토기에서 나왔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이후 대전 둔산동·노은동·궁동·용산동, 익산 영등동, 청주 용암동, 금산 수당리 등 금강 유역의 가락동식 토기 및 집자리의 비교를 통해 청천강 유역과 압록강 유역이 기원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청동기 시대 한반도 남부 지역의 겹아가리 토기는 주로 가락동식 토기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고 시간적으로도 돋을띠무늬 다음에 나타나는 민무늬 토기의 한 요소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후 자료의 증가와 함께 겹아가리 토기와 돋을띠무늬 토기의 공반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가락동식 토기의 상한을 올리거나 가락동식 토기와 구분되는 다른 계통의 겹아가리 토기를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특히 겹아가리 토기의 시간적인 폭이 돋을띠무늬 토기보다 넓지만 방사성 탄소 연대값에서 이른 시기에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으므로 차츰 겹아가리 토기의 시간적 위치에 대해서도 청동기 시대 가장 이른 시기부터 나타나는 민무늬 토기의 한 종류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겹아가리 토기는 구멍무늬 토기와 더불어 한반도 청동기 시대 민무늬 토기에서 하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시기별로 분포권역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청동기 시대 문화 변동 양상을 파악하는데도 유효한 자료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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