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문화유산의 디지털 큐레이션 모델 연구: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중심으로
논문연구
- 이 연구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구체적 증거물인 문화유산과 기록유산에 담긴 지식정보가 장기적인 보존과 활용에 적합한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져서 아카이브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관한 원천 기록물이나 문화유산의 콘텐트는 지식자원으로 아카이빙 되어 활용 될 수 있을 때에 한 나라의 문화자원으로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한다. 여러 나라의 문화유산에 담긴 지식자원은 LOD (링크드오픈데이터) 시스템을 통하여 세계적으로 통합 검색되고 활용된다.
- 이 연구의 목적은 역사적 사건의 지식 콘텐트를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 장기적 보존하고 활용하는 아카이브를 설계하고 이들 데이터 간의 관계를 규명하여 새로운 스토리요소를 찾아내어 시각화하는 큐레이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 연구 대상 자료는 국채보상운동 관련 민간과 공공 기록물과 문헌 자료이다.
-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부터 수년간 전국적으로 전개된 모금운동으로서 여기에는 관련된 사건, 인물, 기관, 문헌, 개념 등이 디지털 아카이브의 데이터로 추출될 다양한 지식요소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가 개별적인 낱개의 지식정보로서만 아카이브에 저장되어서는 디지털 기술의 장점을 실려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어렵다.
- 디지털 인문학은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간의 관계를 컴퓨터가 이해하고 처리 할 수 있는 형태로 지식요소를 저장 할 수 있다.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는 국민의 자발적 모금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구성 요소를 온톨로지 작성을 통하여 파악한 후 관련된 지식요소를 디지털 데이터로 추출한다.
- 인물, 단체, 문서, 사건은 이들 상호간에 맺어진 인적, 사회적, 개념적 관계망 정보를 포함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서 “나홀로” 존재하는 지식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있는 요소가 서로 맥락에 따라 연결되는 유의미한 (시맨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 전통적 인문학 연구와 달리 디지털 인문학은 영역의 경계와 지식정보의 저장 분량에 한계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인물들은 각자 어떤 혈연적 또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어떠한 활동을 공유하였는지 사건과 문헌은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등 영역별 연구에서는 간과되거나 다룰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는 아카이브 설계를 제시하고자 한다.
- 모든 데이터의 보존은 궁극적으로는 활용을 목적으로 한다.
- 특히 역사 데이터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다시 찾아내어 재해석하고 가공하여 활용할 수밖에 없는 한 민족과 나라의 원천보물이다. 이러한 집단적 기억과 체험의 흔적인 기록물과 문화유산은 데이터 아카이브로 구축되어 활용될 뿐 아니라 미래의 디지털 기술변화와 환경변화에 맞게 지속가능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활용되어 생산된 새로운 자원이 다시 아카이브에 추가되어 아나로그 시대의 현용이 끝난 자료의 저장소와 같은 닫힌 아카이브가 아니라 계속 확장되고 (extensible) 발전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목표로 한다.
- 아카이빙 된 데이터는 학술 연구와 창작을 위한 새로운 문화자원이다. 이 연구는 아카이빙 된 디지털 데이터와 그 상호관계에서 발견하는 맥락이 제시하는 이야기 요소를 찾아내는 큐레이션 과정을 탐구한다. 그리고 그 사례를 시각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다. 즉 데이터에 근거한 이야기를 기술(description)하고 서사(narrative)로 풀어내며 역사를 재현하는 (represent) 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 그런데 지식요소인 개별적 데이터들 사이의 맥락을 찾아내어 콘텐트로 생산하는 과정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열거하는 연표나 목록 작성과는 다르다. 그 차이는 역사적 사건 목록과 달리 텍스트로 풀어내는 역사 네러티브에는 “서사적” 요소, 즉 이야기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서사 이론을 바탕으로 연결된 디지털 데이터들의 맥락과 스토리 요소를 큐레이션하여 시각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 이 역사기록물의 디지털 큐레이션 모델은 대상 사건과 인물, 기록물 콘텐트만 교체하면 어떠한 사례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 국내의 역사 기록물 소장기관들은 고문헌, 문서 등의 기록 자료를 수집, 소장하고 기록화하고 디지털화 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문화재 기록유산의 원문 디지털 영상과 현대 활자체본, 현대문 번역문 텍스트를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 하고 있다. 그런데 역사 자료의 정보화 사업은 대체로 온라인 서비스가 종이책 간행에 부수적으로 수반하는 형태였다. 전통적 책 형태로 간행된 자료의 형식과 내용을 그대로 입력하여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일을 수행하였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할 사용자의 입장에서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 검색, 활용 할 수 있는 형식이 필요하다. 디지털 정보화만으로도 자료에 대한 접근성, 보급의 용이성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기여하였으나,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크게 증대시키지 못하였다.
- 학술 연구와 문화적 창작 활동에 자료를 활용 또는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개별 지식요소가 서로 의미를 따라 연결될 수 있어야 하고, 맥락을 따라 관련 지식요소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역사관련 지식정보는 기본적으로 특정 학문 영역별로 인물, 사건, 행위를 주제어로 접근 하고 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지식은 제공되고 있으나 항목간의 관계나 해당 시기의 상황적 정보는 보여 주지 못한다.
- 효과적인 큐레이션의 결과물은 역사적 지식 데이터간의 맥락 정보가 탄탄히 짜여져 있어서 긴장과 흥미를 유발하는 역사 재현의 콘텐트를 생산하는 일이다. 이러한 임무는 큐레이팅을 담당하는 개인의 역량과 책임에 맡겨져서는 안 되며, 체계적이고 객관성 있는 이론과 실행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 인문학적 역사연구를 바탕으로 기록물에 대한 데이터의 추출과 정리, 아카이브의 구축, 데이터 기반의 서사(narrative) 요소의 서사(narrative): 제라르 주네트(Gerard Genette)가 『서사담론』(Narrative Discourse)에서 내린 서사의 정의 중에서 이 논문에 해당하는 정의는 "실제적인 것이든 허구적인 것이든 연속적인 사건들이 담론의 주제가 된 것을 가리키거나 그 사건들이 연결되고 대립되고 반복되는 여러 관계들을 가리키는 것” 이다. 즉 서사는 사건들의 연속으로 요약된 '스토리로서의 서사'라고 할 수 있다.
- 유네스코의 문화유산 (heritage) 정의: 문화유산이란 과거로부터 물려받아 오늘 날 우리의 삶과 함께 하는 유물로서 그 의미와 가치 때문에 다음 세대에 전승해 주어야 할 유산이다.유네스코
- 국내에서는 “문화유산”이라는 용어가 1962년 1월 10일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서 처음 공식 용어로 쓰였다. 물질적 가치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재(文化財)라는 용어와 동의어로 쓰여 왔는데 국제기구와 대형 박물관에서는 문화재(cultural property), 문화자산(cultural asset) 대신 더 포괄적이고 추상적 가치를 더 강조하는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을 쓰고 있다. 문화유산은 자연적, 인공적인 유무형의 모든 대상을 포함한다. 사람이 만든 인공물은 인공유산(artifact), 자연의 경관을 자연유산(natural heritage), 사람이 만들지는 않았으나 환경 속에 남은 동물의 뼈와 같은 자연유물을 환경유산(ecofact)으로 분류한다.
- 『문학비평용어사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