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법
국어문법(國語文法)은 주시경(周時經)이 지은 국어문법서.
1910년 박문서관에서 간행했다. 체재는 국판 118면. 내용은 '서(序), 국문의 소리, 기난갈, 짬듬갈, 기갈래의 난틀, 기몸박굼, 기몸헴, 기뜻박굼, 이온글의 잡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에서 말과 문자가 독립의 중요한 요소라고 하여 이 책을 펴낸 취지를 밝혔으며, '이온글의 잡이'에서는 우리말의 듦, 즉 국어 문장구성의 방식을 구명하는 데에 저술 목적을 둔다고 했다.
'기난갈'은 품사론으로서 '임·엇·움·겻·잇·언·억·놀·끗' 등의 9품사를 설정, 기능과 의미에 기초를 두어 분류했다.
'임'은 체언, '엇'은 형용사, '움'은 동사, '겻'은 관형격조사 '의'를 제외한 조사, '잇'은 접속조사 '과'와 같은 연결어미, '언'은 관형사와 관형사형 어미가 붙은 말, '억'은 부사와 부사형 어미가 붙은 말, '놀'은 감탄사, '끗'은 종결어미를 말한다. 관형격의 '의', 관형사형 어미, 보조적 연결어미 '-게'와 선어말어미 '-시-'·'-었-'·'-옵-' 등은 단어로 취급하지 않았다. '짬듬갈'은 문장구성론으로서, 문장을 '기'로 나누고 그것이 어떠한 자격으로 하나의 문장으로 구성되는가를 그림으로 나타냈다.
또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말'·'일'·'마음'을 서로 관련시킬 것을 주장했는데, '말'은 언어기호, '일'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대상, '마음'은 화자나 문장해석자를 뜻했다. '기갈래의 난틀'은 품사의 하위 분류, '기몸헴'은 합성어의 분석, '기뜻박굼'은 품사 전의(轉義), '기몸박굼'은 전통문법의 자격법과 품사 전신(轉身)을 총괄한 것이다. 국어문법사상 최초로 문법용어를 순한글로 표기했으며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기본이론을 세운 책이다.
1911년 12월, 품사 용어 '-기'를 '-씨'로 바꾸고, 일제에 의해 국어란 말을 못쓰게 되어 〈조선어 문법〉으로 개제, 다시 발간했다. 이기문 편 〈주시경 전집〉, 김민수·하동호·고영근 공저 〈역대한국 문법대계〉에 영인본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