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안동 선찰사 목조석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Heritage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해설문

국문 2023

선찰사 대웅전에 모셔진 목조석가여래좌상은 광해군 14년(1622) 광해군의 왕비인 유씨(1576~1623)가 발원하여 만든 11구의 불상 중 하나이다. 이 불상들은 왕실 가족의 무병장수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들과 부모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유씨의 염원을 담고 있으며, 현진(玄眞)을 비롯한 당대 최고의 승려 장인 17명이 대거 참여하여 제작되었다. 이때 제작된 불상들은 원래 도성과 경기 지역의 왕실 원찰(願刹)*에 나누어 모셨는데, 이 석가여래좌상이 선찰사로 옮겨진 내력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높이 42cm의 이 불상은 3등신의 신체비례를 갖고 있으며 뺨에 살이 통통하게 올라 전체적으로 귀여운 아이와 같은 인상이다. 유씨가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자식의 생전 모습을 반영한 불상을 주문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밖에 다부진 체구, 진중한 이목구비의 표현, 오른쪽 어깨에 강조한 옷주름의 표현 등에서는 현진 특유의 불상 양식이 드러난다.

2015년 이 불상을 조사하던 중 불상 안에서 조성발원문, 묵서편, 저고리, 후령통, 다라니 등의 복장유물이 발견되었다. 특히 저고리에는 ‘병자생왕비유씨명의(丙子生王妃柳氏命衣)’라는 묵서가 있어 왕비가 직접 입었던 옷임을 알 수 있다. 저고리는 뛰어난 직조 기술을 보일 뿐 아니라 네 종류의 꽃과 봉황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어 왕실 복식의 품격을 잘 보여준다. 17세기 조선 왕실의 복식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사례이며, 나머지 유물들도 조선 왕실이 불상 조성을 후원하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 왕실 원찰(願刹): 소원을 빌거나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왕실에서 건립한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