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4-C189
정철의 가사 창작산실, 송강정
이야기
정철이 지은 사미인곡思美人曲과 속미인곡續美人曲은 조선시대 가사문화권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그 창작의 무대는 바로 담양 송강정이었다. 송강정은 증암천을 굽어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정자로, 시인 정철이 벼슬에서 물러난 뒤 자연과 벗하며 시심을 다듬던 공간이었다. 이곳은 담양10정자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이후 수많은 문인들이 찾아와 가사문학의 흐름을 이어갔다.
정철은 송강정에서 자연을 벗삼아 충절과 인간적 고뇌를 노래했고, 그 감정의 깊이는 《송강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의 가사는 단순한 서정시를 넘어, 당대의 정치적 현실과 유교적 도덕관을 조화시킨 예술로 평가된다. 오늘날 송강정은 조선 중기의 문학 정신을 증언하는 공간으로서, 한국가사문학관에 보관된 문헌과 함께 ‘가사문학의 본향’이라 불린다.
송강정 주변의 증암천이 흐르는 풍경은 지금도 고요히 남아, 옛 시인이 읊은 자연의 울림을 전한다. 그 물소리와 바람은 여전히 정철의 시심을 불러내며, 한국 문학사 속 가사 창작의 원형을 기억하게 한다.
스토리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