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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 Lee (토론 | 기여)님의 2025년 8월 15일 (금) 13:29 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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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득채, 고속버스 기사에서 상쇠가 되다

이야기

정득채(鄭得采, 1939~2021)는 젊은 시절 광주고속에서 고속버스를 몰았다. 그러나 운전대 너머로 이어지던 그의 길은 뜻밖에도 장단과 꽹과리 소리로 향했다. 그는 마륵농악단과 소촌농악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농악판에서 상쇠를 맡았다. 상쇠는 농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고, 연행의 흐름을 이끄는 중요한 자리였다.

정득채가 익힌 가락은 호남우도농악의 맥을 잇는 것이었다. 이는 광산농악에도 이어져, 그는 광산농악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광산농악보존회의 활동 속에서 그는 후배 연희자들에게 장단과 몸짓을 전하며, 지역의 전통을 지키는 데 힘썼다.

그가 몸담은 소촌농악단은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도 참가해 광산 농악의 매력을 전국에 알렸다. 한때 도로 위에서 사람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실어 나르던 그는, 마당과 들판에서 사람들의 흥을 목적지로 이끌었다.

정득채의 삶은 길 위에서 시작해 장단 위에서 완성됐다. 버스 기사로서 달리던 도로와 상쇠로서 울리던 마당의 북소리는 서로 다른 듯 닮아 있었다. 모두 사람을 싣고, 흥을 나르고, 세상을 잇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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