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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개화문화의 요람에서 시작해 핫플레이스가 된 오웬기념각
이야기
양림동 언덕 위 오웬기념각은 한때 광주 개화문화의 상징이었다. 선교사 오웬을 기념해 세워진 이 건물은 단순한 예배당이 아니라, 새로운 사상과 예술이 숨 쉬는 무대였다. 1920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김필례(金弼禮,1891~1983)가 이곳에서 음악 발표회를 열었는데, 이는 광주 최초의 서양음악 연주회로 기록된다.
이듬해 5월, 러시아 연해주 교포 2세들로 구성된 블라디보스토크 조선학생음악단이 이곳 무대에 섰다. 그들의 공연은 노래와 춤으로 관객을 매료시켰고, 머나먼 타국의 청년들이 전한 조국의 정서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당시 수피아여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은 가극 《열세 집》을 만들어 오웬기념각에서 공연했다. 이 공연은 예술 활동이자, 항일문화운동이었다. 무대 위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은유로 일제의 억압을 비판했고, 젊은 학생들의 열정은 광주의 저항 정신과 맞닿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오웬기념각은 드라마 《각시탈》과 영화 《해어화》의 촬영지로 등장하는 등 대중문화 속에도 자리 잡았다. 지금은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핫플레이스'로, 사람들은 커피 한 잔을 들고 옛 무대의 숨결을 느끼며, 한 세기 전 이곳에서 울려 퍼진 음악과 함성을 떠올린다.
스토리 그래프
이야기 지도
- 광주 기독교 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