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향"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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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굳은 뜻을 남께 앗긴<br>
 
서로의 굳은 뜻을 남께 앗긴<br>
 
옛사랑의 생각 같은 쓰린 심사여라.<br>
 
옛사랑의 생각 같은 쓰린 심사여라.<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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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5일 (목) 16:23 판

  • 광주 출신의 시인 박용철(朴龍喆, 1904~1938)이 고향 송정리를 노래한 시이다. "고향은 찾어 무얼 하리"라는 구절은 역설적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강하게 드러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적의 그 고향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을 토로하고 있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고향은 찾어 무얼 하리
일가 흩어지고 집 흐너진데
저녁 까마귀 가을풀에 울고
마을 앞 시내도 옛자리 바뀌었을라

어린 때 꿈을 엄마 무덤 위에
남겨두고 떠도는 구름 따라
멈추는 듯 불려온 지 여남은 해
고향은 이제 찾어 무얼 하리

하늘가에 새 끼쁨을 그리어 보랴
남겨둔 무엇일래 못 잊히우랴
모진 바람아 마음껏 불어쳐라
흩어진 꽃잎 쉬임 어디 찾는다냐.

험한 발에 짓밟힌 고향 생각
―아득한 꿈엔 달려가는 길이언만―
서로의 굳은 뜻을 남께 앗긴
옛사랑의 생각 같은 쓰린 심사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