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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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cookie03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12월 9일 (토) 01:05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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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1969년 김지하[1]가 발표한 시이다.

내용

간다

울지 마라 간다

흰 고개 검은 고개 목마른 고개 넘어

팍팍한 서울길

몸팔러 간다



언제야 돌아오리란

언제야 웃음으로 화안히

꽃 피어 돌아오리란

댕기 풀 안쓰러운 약속도 없이

간다

울지 마라 간다

모질고 모진 세상에 살아도

분꽃이 잊힐까 밀냄새가 잊힐까

사뭇사뭇 못 잊을 것을

꿈꾸다 눈물 젖어 돌아올 것을

밤이면 별빛 따라 돌아올 것을



간다

울지 마라 간다

하늘도 시름겨운 목마른 고개 넘어

팍팍한 서울길

몸팔러 간다


해석

시적 상황 : 농촌 젊은이인 화자가 정든 고향을 버리고 노동력을 팔기 위해 서울로 기약 없이 떠남 시적 화자의 태도 : 주위 사람들과 자신을 향해 ‘울지 마라.’라고 당부하며, 안타까움과 연민의 정서를 드러냄

1960년대 이후 우리 농촌은 왜곡된 경제화 정책과 농촌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으로 말미암아 서서히 쇠퇴 일로를 걷기 시작하였다. 그로 인한 농민들의 대규모 이농현상과 농촌의 공동화현상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게 되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도시로 몰려간 농민들은 단순히 노동력만을 파는 것을 지나 여인들은 몸을 팔게 되었음은 물론, 결국에는 농촌의 삶 또는 그들의 정신마저 도시에 팔게 되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이농 현상은 단순히 농촌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적 관심사로 대두된 동시에 한국인 모두가 고향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심각한 고향 상실 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 시는 바로 이러한 이농 현상과 그로 인한 농촌 문화의 붕괴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서글픔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1. 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