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곡
개요
이육사 시인이 1941년 4월 "문장"에 발표한 '자야곡(子夜曲)'이라는 작품을 설명하는 페이지이다.
본문
수만호[1]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쟎는 무덤 우에 이끼만 푸르러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날려 항구에 들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저려
바람 불고 눈보래 치쟎으면 못살리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소리
숨막힐 마음속에 어데 강물이 흐르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들리라
수만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우에 이끼만 푸르리라.
주제
일제 강점기에 고향을 떠나 정처 없이 떠도는 화자의 고향에 대한 상실감, 그리고 그 아픔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해설
제목의 '자야'는 화자가 겪고 있는 시대가 어둠의 시대임을 의미하며, 화자는 일제에 의해 고향을 잃은 뒤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아름다운 고향을 계속해서 떠올린다.
- 1연
화자는 밝고 풍요로운 고향을 바라고 있지만, 고향의 현실적인 모습은 어둡고 절망적이기만 하다. 무덤이라는 시어를 통해 죽음의 심상을 나타내며, 이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인간다운 삶을 실현할 가능성 마저 빼앗긴 고향을 절망적으로 그려냈다고 볼 수 있다.
- 2연
고향과 그 고향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이 집어 삼켜진 절망적인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나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꽃불'로 표현하며 이것이 아직 향기롭다는 점에서 아직 고향에 대해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3연
'연기' 역시 위의 '꽃불'처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의미하며, '항구'는 고향을 떠나는 화자가 이곳저곳을 유랑하다가 도달한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은 눈물로 나타나 화자의 눈에 소금기를 어리게 만들었다.
- 4연
화자가 처한 참혹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해 고향을 떠난 현 상황을 비통하게 여기며 절규하는 대목이다. 그는 삭막해져 가는 고향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술을 마시지 않고는 현실을 견딜 수 없음을 보여준다.
- 5연
강물이 흐르는 이미지를 통해 정처 없이 유랑하는 화자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 6연
수미상관 기법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강조하고, 그 희망과 반대되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을 강하게 표출한다.
배경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이행된 이래로 우리 민족은 극도로 궁핍한 삶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당시 우리 민족의 희망 사이의 괴리를 심화시켰으며 이에 대한 절망감은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육사 시인은 아름다워야 하는 고향과 그렇지 못한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자야곡'에 담아내 노래했다.
의의
해당 시는 일반적인 이육사 시인의 작품과는 달리 화자가 마주한 어두운 현실에 대해 절망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만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 ↑ 빛이 아름답고 광택이 나는 석영(石英)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