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라-테프트 밀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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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라와 태프트
왼쪽이 가쓰라, 오른쪽이 태프트이다.


개요

1905년 7월 29일, 일본 제국 수상 가쓰라 다로와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특사인 전쟁부 장관이자, 제27대 대통령 윌리엄 하워드 테프트가 비밀리에 맺은 협정이다. 

이들은 도쿄에서 대한제국과 필리핀에 대한 이해를 놓고 상호 구두로 합의했으며, 일본은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통치상의 안정을 보장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호권 확립을 인정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배경

일본의 상황과 논리

일본은 청일전쟁의 승리에 이여 러일전쟁에서도 승리가 임박한 상태였다. 두 전쟁에서의 승리로 경쟁자를 물리치고 한반도의 주도권을 확고히 할 수도 있었으나, 큰 전쟁들을 치르며 국력이 피폐해지고 자원이 고갈되어 한국에 대한 보호권 확립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또한, 기존 열강의 동의 없는 급격한 확장주의적 행보는 열강들의 견제를 야기할 수 있었으므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보호권 확립에 대한 미, 영 양국의 협조를 기대하였다. 당시 일본의 논리는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지 않는다면, 대한제국은 다시 다른 국가와 독자적 조약이나 협정을 맺어, 일본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반도의 정세에 개입시켜 분쟁을 일으키고 또다른 동아시아의 분쟁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동아시아의 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의 동아시아 이해 관계

미국도 이러한 일본의 논리에 동의했는데, 한 국가가 국가를 완전히 종속시키지 못하도록 여러 국가와 접촉하려던 대한제국의 노력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깨뜨리는 분쟁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미국에 있었다. 또한, 미국은 일본이 태평양 지역의 미국 영토인 필리핀을 침략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동아시아 이권을 차지하는 데에 있어 일본과의 협력이 중요했기 때문에,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였다.

경과

육상에서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해전에서는 러시아함대를 궤멸시키면서 러일전쟁에서의 일본의 승리가 임박하였다. 러시아를 견제하고자 했던 영국은 지난 제1차 영일동맹을 갱신하고자 하였고,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러 · 일의 강화회담을 주선하여 주선자로서의 이익을 얻고자 하였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전쟁부장관 태프트(William Howard Taft)(주석: 훗날의 대통령)로 하여금 일본을 방문한 후 필리핀을 가도록 지시하였다. 1905년 7월 27일 도쿄에 들른 태프트는 가쓰라 다로[桂太郞] 일본수상을 예방하였는데, 이때 가쓰라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태프트에게 일본이 또 다시 전쟁으로 돌입하고 동아시아가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확고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일본이 한국에 하는 여러 조치들을 미국이 양해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이었다. 태프트는 이에 대해 일본의 동의 없이는 어떤 대외조약도 체결하지 말라고 한국에 요구할 정도의 보호를 일본군을 이용하여 확립하는 것이 전쟁의 논리적 귀결이자 동아의 항구적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라 답했다.

조선 정치에 미친 영향

러일전쟁을 끝내기 위한 포츠머스 조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한반도의 외교 판도에 변화가 야기될 것이 예상되었고 고종은 '조미수호통상조약'에 따른 미국의 '거중조정'을 부탁하고자 이승만에게 밀서를 전달하도록 한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밀서 형식이 아닌 공식 외교서한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주미 공사관 김윤정에게 문서 작성을 요구하지만 거절 당한다. 김윤정은 이미 일본에 매수되어 있었던 것이다.
또한, 한국에 방문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엘리스 루스벨트를 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행은 명성황후릉에서 무례를 보임으로써 대한제국과의 우호 관계의 끝을 보여주었다.
이후 11월 17일 일본에 의해 강제로 을사조약이 체결되고 고종은 계속해서 조미수호통상조약에 기반한 미국의 개입과 도움을 바라며 문서와 특사를 파견하지만, 계속해서 거절당한다. 그렇게 미국의 개입 없이 한국은 일본에 의해 외교력을 빼앗기게 되었으며, 국권피탈로의 길이 가속화된다.


관련 영상

참고문헌

<<전체적인 개요와 경과에 있어서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가쓰라 태프트 협약' 참조>> <<德川시대 말기 일본의 국내정세에 관하여는 백철현, 식민주의로 점철된 미일한 ‘동맹’, 현장과 광장, 현장과 광장 제 8호, 2023, pp.15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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