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상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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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태 (토론) 사용자의 2017년 6월 14일 (수) 21:44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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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의 해독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2016년에 개최한 특별전 '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2016.6.29~12.31)'도록 288-289쪽을 참고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중 옛 한글의 경우 웹브라우저 및 시스템의 문자세트(character set) 표현상 한계로 인해 표시가 불완전할 수 있으며, 각 내용상의 사소한 교정은 별도의 언급 없이 적용하였습니다.


원문과 해석문

원문 해석문
신은딘ᄉᆞ(新銀進士) 보아라 새로 입격한 진사(進士) 보아라.
그특(奇特)ᄒᆞ다 네 일이여 기특하다. 너의 사마시 입격이여!
사십연(四十年) 풍우장듕(風雨場中)을 왕ᄂᆡ젹고 ᄒᆞ야 오ᄆᆡ불망ᄒᆞ다가 놉고 발근 하날이 졍셩의 감동ᄒᆞ여 오늘날이 있시니 사십 년 과장을 오가며 고생하여 자나 깨나 입격을 바라더니, 높고 밝은 하늘이 정성에 감동하여 오늘날 경사가 났구나.
ᄭᅮᆷ이냐 참이냐 됴흘시고 ᄂᆡ 일 꿈이냐 생시냐. 좋을시고! 내 일이여!
이 여삼ᄉᆞ자(汝三四子)를 두엇다가 긔ᄃᆡᄒᆞ던 공명을 ᄎᆞ졔로 일우니 이젹 듁디 아니ᄒᆞ고 셰상의 잇든 흥황 오는 날이 쾌ᄒᆞ다 네 아들을 두었다가 기대하던 공명을 차례로 이루니, 이제껏 죽지 않고 세상의 흥겨운 일을 맞이하여 즐겁구나.
그러나 됴선의 음덕이 돋울 ᄲᅮᆫ아이라 너의 하날 갓트신 션친의 음덕이 명명지중(冥冥之中)의 묵묵히 도아 사라잇는 어미로 이 영광을 당케 ᄒᆞ니 길겁고 늑기여 눈물이 금치 못ᄒᆞ로다 그러나 조상의 음덕이 도왔을 뿐만 아니라 너의 하늘 같으신 선친의 음덕이 저승에서 묵묵히 도와 살아 있는 어미가 이 영광을 맞이하게 하니 즐겁고 감격하여 눈물을 금치 못하겠노라.
입신양명이 효지졔일이나 ᄎᆞ후 넌 더옥 부모의 은덕을 잇디 마라 출세하여 이름을 떨치는 것이 효의 으뜸이나 이후에 더욱 부모의 은덕을 잊지 말아라.
사람의 욕심이 극히 무궁ᄒᆞ야 네 동ᄉᆡᆼ을 ᄉᆡᆼ각ᄒᆞ면 엇디 ᄒᆞ야 사ᄂᆡ 목뎐의 너 갓치 셔공ᄒᆞ는 모양을 볼이인지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네 동생을 생각하면 어찌 하여야 내 눈앞에 너처럼 성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걱정이구나.
네 일은 요ᄎᆡ(燿彩)ᄒᆞ엿시니 네 동ᄉᆡᆼ을 위ᄒᆞ여 잠시도 잇지마라 네 일은 잘되었으니 네 동생을 위하여 잠시도 잊지 마라.
션ᄉᆡᆼᄭᅴ 달이기넌 아물이 영광이나 엇지감당ᄒᆞ며 선생께 다니는 것은 아무리 영광스러우나 어찌 감당하느냐?
방노온 후 날포 되니 네 길거운 신상 방문(榜文)이 나온 지 하루 지났으니 너의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다식무병(多食無病)ᄒᆞ며 듀가범ᄇᆡᆨ(主家凡百) 엇더엇더ᄒᆞ고 슈하의 사람 업셔 엇디 견듸난요 잘 먹고 무탈하며 주인집의 일은 어떠한지, 또 수하에 사람이 없으니 어찌 견디느냐?
창방이 머디 아니ᄒᆞ니 슈즁의 ᄌᆡ물업시 엇디 씨난고 방방례(放榜禮)가 머지 않은데 수중에 재물 없이 어떻게 쓰느냐?
무익ᄒᆞ 염여일시노 이디 못 ᄒᆞᆫ다 쓸데없는 걱정을 조금도 놓지 못한다.
어미넌 오늘를 보랴고 이젹 잇다 가 깃걸고 됴흔 마ᄋᆞᆷ 칙양치 못ᄒᆞ며 어미는 오늘날 경사를 보려고 이제껏 살았으니, 즐겁고 좋은 마음 헤아릴 수 없구나.
너의 실ᄂᆡ(室內)넌 밤마다 지셩을 츅원 츅원 ᄒᆞ다가 소망이 일우니 신긔 신긔 네 부인은 밤마다 지극한 정성으로 빌고 빌다가 바라는 바가 이루어졌으니 신기하구나.
너의 슉모 노후 그만 ᄒᆞ시고 네 형은 ᄃᆡᄉᆞ로 골몰ᄒᆞ여 이ᄉᆞ이 셔울 가려 ᄒᆞ더니 인지넌 파의ᄒᆞ며 너의 숙모는 모병이 그만저만하시고, 네 형은 과거 시험에 골몰하여 요사이 서울 가려 하더니 이제는 뜻을 버렸다.
도문일자(到門日子)넌 사월 초구일이라 날이 극히 둇타 ᄒᆞ니 이날로 씨며 아ᄒᆡ ᄒᆞ나 오라 ᄒᆞ나 어ᄃᆡ 긔구 잇셔 결말난 후 ᄯᅩ 가리 집에 당도하는 날짜는 4월 초9일이 매우 좋다고 하니 이 날로 하며, 아이 하나 오라 했으나 어디 기구가 있어 결말이 난 뒤에 또 가겠느냐?
얼린 손아 츙실ᄒᆞ고 병산은 어제 방 보ᄂᆡ여 안부듯고 산셩누넌 오라 ᄒᆞᆫ 말 그특ᄒᆞ니 어린 손자는 튼튼하고, 병산 집은 어제 방문을 보러 보내어 안부를 들었으며 산성 누이는 오라 하니 기특하다.
동ᄉᆡᆼ이 덕으로 하로 우슘이 잇실가 그별ᄒᆞ자 ᄒᆞ며 빗ᄂᆡ여 씬다 ᄒᆞ고 양식 부됵ᄒᆞ니 걱졍이다 동생의 덕으로 하루 웃을 수 있을까 기별하자며 빚내어 쓴다고 하고 양식이 부족하니 걱정이다.
광ᄃᆡ넌 아니 다린다 ᄒᆞ니 그특ᄒᆞ다 광대는 데디고 오지 않는다고 하니 기특하다.
을경ᄋᆡ 이시 말고 명엄(銘念) 명엄(銘念)ᄒᆞ여라 을경애비는 잊지 말고 명심하고 명심하여라.
눈이 어두어 ᄃᆡ셔(代書)로 씨나 ᄂᆡ 말이다 눈이 어두워 대신 쓰게 했으나 내가 하는 말이다.
다시 인편잇실가 이만 젹는다 다시 인편이 있을런지, 이만 적는다.
단ᄉᆞ어미 셔(書) 진사어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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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 원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시권(試券) - 국가경영의 지혜를 묻다』, 2015, 236쪽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