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橡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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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의 열매.

개설

참나무 또는 도토리나무라고 일컫는 참나무속의 상수리나무의 열매이다. 상수리나무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의 산지에 분포되어 있다. 가을에 갈색의 둥근 열매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원산지 및 유통

한국의 선사 유적지에서 도토리열매가 자주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식용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 전역과 만주 지역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고, 한국의 산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상수리나무는 참나무의 일종으로 같은 종류 가운데 가장 빨리 자라는 특성이 있다. 낮은 산비탈이나 구릉지에서 잘 자라는데, 특히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군락을 이룬다. 상수리나무숲은 종자를 일부러 파종하여 숲으로 조성하는데, 『일성록(日省錄)』에 의하면 정조대에 왕세자나 왕 친척의 묘소에 잣[松子]과 도토리[橡實]를 파종하여 숲을 가꾸었다.

『동사강목(東史綱目)』에서 고려의 충렬왕이 흉년에 백성이 굶주린다 하여 반찬을 줄이고 궁중 주방에 도토리를 가져오게 하여 맛을 보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상실이 구황식으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에서는 가을철에 상실을 주워 모으는 인력은 특별히 관리하였는데, 의정부(議政府)에서 개천을 뚫는 공사 기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10월은 바로 상수리 열매[橡實]를 주울 때이니, 2월을 기다려서 시행하라.”고 할 정도였다(『태종실록』 11년 9월 7일). 이렇게 모은 상실은 비상식량으로 관리하였다.

성종은 봄에 상수리를 나누어 주고 가을에 곡식으로 거두어들이는 것이 구례(舊例)인데, 올해에는 가뭄이 매우 심하니, 가을에 환수(還收)하지 않도록 지시하기도 하였다(『성종실록』 3년 4월 29일). 또 가뭄이 들자 관찰사(觀察使)로 하여금 백성들을 구황(救荒)할 수 있는 물품을 많이 갖추도록 하였으며, 유방군사(留防軍士)를 써서 상실을 많이 줍게 하고, 해채(海菜) 등의 물건을 캐어서 진(鎭)의 군속[鎭屬]·관아의 서리[衙吏]·군사(軍士)를 구제하게 하였다(『성종실록』 16년 6월 11일). 또 흉년을 대비하여 국가 차원에서 저장을 하는데 비록 여러 해 동안 쌓아 두더라도 좀으로 인한 손실이 심하지는 않다며 식량 자원으로 비축이 수월함을 파악하였다(『성종실록』 25년 3월 5일).

선조도 진휼(賑恤)할 때에 『구황촬요(救荒撮要)』에 기록되어 있는 상실·송피(松皮)·초식(草食) 등의 물품도 조처하도록 하고(『선조실록』 26년 9월 9일), 사헌부(司憲府)가 민간에게 상수리·여뀌[蓼花實]·도꼬마리[葈耳實] 중 토산물만을 납부하도록 지시하였다(『선조실록』 27년 10월 3일). 정조대에는 경기도 양근군(楊根郡)에서는 상실과 생갈(生葛)을 부당하게 징수하는 아전과 장교를 문초하기도 하였다.

연원 및 용도

상수리나무는 『훈몽자회(訓蒙字會)』에 한글로 ‘도토리’로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상실을 ‘굴근도토리’라고 하였고, 『물명고(物名考)』에서는 ‘상완(橡椀)’이라 하였다.

『삼탄집(三灘集)』에 「날담비가 도토리 열매를 먹는 그림에 제하다[題蜜狗食橡實圖]」라는 시에서 가을철 수확을 앞둔 도토리의 모습을 그렸다.

오래 묵은 갈참나무 가을 깊어 잎 성근데 / 老栩秋深霜葉稀

가지 끝에 맺은 열매 통통하게 살이 쪘네 / 枝頭綴子十分肥

해마다 꼭 산중에는 즐거움이 넘치거니 / 年年剩得山中樂

인간 세상 해기 많이 있는 줄을 모르누나 / 不識人間有駭機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는 상수리는 과일도 곡식도 아니면서 사람에게 가장 이롭다. 신선이 되기 위해 복식(服食)하면서 아직 곡기를 끊을 수는 없을 때 먹으면 더욱 좋다. 먹은 것을 소화시키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강건하게 한다. 그 활용법으로 상수리는 물을 갈아 가며 15차례 담가 일어서 떫은맛을 제거하고 쪄서 익혀 먹는다고 하였다. 상실은 껍질을 벗기고 갈아 물에 수비하여 앙금을 말려서 두었다가 죽·묵·떡·다식을 만들어 먹었고, 술을 빚는 재료로도 활용하였다.

상실로 죽을 만드는 법은 상실을 물에 담가 15일간 물을 갈아 가며 떫은맛을 없앤다. 맷돌에 곱게 갈아 동이[盆]에 담아 물을 붓고 가라앉혀 윗물은 따라 버리기를 5~6차례 한 다음 앙금을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든다. 쓸 때마다 반 되로 죽을 쑤어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였다.

『윤씨음식법(尹氏飮食法)』에 의하면, 다식(茶食)을 만드는 법은 서리를 맞은 상수리나무 열매의 껍질을 벗기고 쪼개서 물에 담가 두기를 여러 날 하였다가 떫은맛이 우러나거든 보늬를 벗긴다. 잠깐 데쳐서 맷돌에 갈아 녹말 내듯하여 가라앉거든 물을 따르고 말려서 찧고 친다. 꿀로 반죽을 하여서 다식판에도 박는다고 하였다. 이렇게 만든 상실다식은 효도찬합에 담았다. 또 꿀물에 율무를 쑤어서 상실가루와 찹쌀가루를 버무려 당귀시루떡을 하듯 떡을 하면 아주 아름답다고 하였다.

『시의전서(是議全書)』에 도토리를 껍질째 삶아 헤쳐서 말린다. 오래 지나 무르게 삶아 채반에 담아 이슬을 맞히고 볕을 쬐어 오래 지난 후 가루를 낸다. 찹쌀가루에 섞어 고명을 두고 팥켜로 찌면 좋다고 한 상실편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상실주(橡實酒)는 도토리를 푹 쪄서 물에 담가 단맛이 날 때까지 여러 번 우려낸 도토리 3말, 멥쌀 5되로 물에 담갔다가 찐 고두밥, 누룩 7되를 합해서 빚는다. 술이 익으면 기장 1말로 죽을 쑤어 누룩 2되와 버무려 덧술을 빚는다. 이 술이 다시 잘 익으면 맑게 걸러서 마셨다.

상실은 약용으로 쓰였는데 가을에 익은 열매를 따서 쪄서 익혀 껍질을 까 버리고 햇볕에 말려서 썼다. 맛은 쓰고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살찌고 건강하게 한다. 탄닌(tannin) 성분이 들어 있어 지사(止瀉) 작용을 한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증류본초(證類本草)』 구황방(救荒方)에는 “반드시 곡식가루를 섞어 먹어야 살 수 있다.” 하였으며,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상실의 껍질을 제거하고 삶아 먹으면 사람에게 유익하며, 속이 실해져서 배고프지 않게 된다고 하였다.

참고문헌

  • 『일성록(日省錄)』
  • 『동사강목(東史綱目)』
  • 『동의보감(東醫寶鑑)』
  • 『물명고(物名考)』
  • 『산림경제(山林經濟)』
  • 『삼탄집(三灘集)』
  • 『시의전서(是議全書)』
  • 『윤씨음식법(尹氏飮食法)』
  •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 『훈몽자회(訓蒙字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