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삽(黻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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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國葬) 중 발인(發靷) 때 왕의 상여인 대여(大轝)의 앞과 뒤에서 들고 가던 흉의장(凶儀仗).

개설

불삽은 흉의장으로, 발인 때 보삽(黼翣)·화삽(畫翣)과 함께 대여의 좌우에서 내시(內侍)가 들고 가며 바람과 먼지를 막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삽의 가운데에는 ‘궁(弓)’ 자 2개가 등을 마주 대고 서 있는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능에 도착하여 천전의(遷奠儀)를 지낼 때는 관을 가리고, 하관하면 광중(壙中)에 세워 널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불삽은 제후만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사상례(士喪禮)에서는 불삽을 사용하지 못한다.

연원 및 변천

『예기(禮記)』 예기(禮器)에 천자는 8삽(翣), 제후는 6삽, 대부는 4삽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제후의 예를 준용하는 조선에서는 국장 때 보삽 2, 불삽 2, 화삽 2 등 총 6삽을 사용하였다. 1422년(세종 4)에 의장(儀仗)의 제도(『세종실록』 4년 9월 6일)를 정하면서 흉의장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였다. 1593년(선조 26)에 예조(禮曹)에서 『예기』 상대기(喪大記)를 검토하여 왕의 관을 장식할 때는 삽의 두 뿔에 규옥(圭玉)을 달고, 사대부는 오색의 깃털로 술을 만들어 두 뿔에 늘어뜨린다고 되어 있다고 아뢰니 왕이 따랐다[『선조실록』 26년 7월 14일].

형태

국장 때 쓰는 삽(翣)은 나무를 가지고 틀을 역사다리꼴로 만든다. 모양을 부채처럼 만들지만 모가 있다. 틀 양쪽을 약간 높게 하여 2개의 뿔이 솟은 것처럼 만든다. 완성된 틀에 흰 베를 발라 ‘궁(弓)’ 자 2개가 등을 마주 대고 서 있는 모양을 그리고, 테두리에는 자색(紫色)으로 구름무늬를 그린다. 크기는 너비가 2척, 높이는 2척 4촌이며, 자루 길이는 5척이다(『세종실록』 4년 9월 6일). ‘궁(弓)’ 자 또는 ‘기(己)’ 자 2개가 대칭으로 서 있는 모양인 ‘아(亞)’ 자 문양에는 죽은 사람의 넋이 귀인의 보호 아래 무사히 명부(冥府)에 인도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참고문헌

  •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
  • 『상변통고(常變通攷)』
  • 『예기(禮記)』
  • 주희 지음, 임민혁 옮김, 『주자가례』, 예문서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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