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음(俗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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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운서의 한자음을 이어받지 않은 한국 한자음.

개설

속음(俗音)은 정음(正音)의 상대어로, 조선시대에는 중국어 음과 한국 한자음에 대하여 각각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 현대 국어에서는 본음(本音)과 달리 통용되는 음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내용 및 특징

속음은 조선 선조대 이후 주로 한국 한자음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속음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1603년(선조 36)에 선조가 신하들과 함께 『주역(周易)』을 강독하면서 "설(齧)의 음은 어떻게 읽는가?"하고 묻자, 시독관이광윤(李光胤)이 "속음은 설(雪)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기사가 그 예에 해당한다(『선조실록』 36년 3월 14일). 여기서 설(齧)의 속음이 설(雪)이라는 것은 ‘齧’자의 한국 한자음이 ‘雪’자의 음과 통하였음을 의미한다. ‘齧’자의 한자음은 ‘혈’(믈 H혈)이었다가, 당시에 이미 구개음화의 변화를 입어 ‘雪’자의 음인 ‘셜’로 발음되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정조대에 간행된 『전운옥편(全韻玉篇)』에서는 610여 자의 정음과 속음을 다음과 같이 주기(註記)하였다.

1) 해당 자음을 제시하고 정음을 밝힌 경우(220여 자)

崇 종正슝 床 장正상 尨망正방

2) 해당 자음을 제시하고 속음을 밝힌 경우(390여 자)

宅 ᄎᆡᆨ俗ᄐᆡᆨ 巾 근俗건 屹 을俗흘

3) 해당 자음을 제시하고 정음과 속음을 모두 밝힌 경우(1자)

偪 벽正픽俗핍

여기에서는 한국 한자음을 기준으로, 중국 운서의 한자음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으면 정음, 그렇지 않으면 속음으로 판단하였다.

변천

현대 국어에서 속음은 본음의 상대어로 쓰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글 맞춤법 제52항에는,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되어 있다.

본음으로 나는 것 / 속음으로 나는 것

만난(萬難) / 곤란(困難), 논란(論難)

안녕(安寧) / 의령(宜寧), 회령(會寧)

목재(木材) / 모과(木瓜)

십일(十日) / 시방정토(十方淨土), 시왕(十王), 시월(十月)

팔일(八日) / 초파일(初八日)

여기에서 말하는 속음은 한자의 본음과 달리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음으로,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한자음의 관용음에 해당한다.

참고문헌

  • 『훈몽자회(訓蒙字會)』下: 4b
  • 강신항, 『수정증보 훈민정음연구』,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3.
  • 정경일, 『규장전운·전운옥편』, 신구문화사, 2008.
  • 주성일, 「신숙주와 최세진의 중국어 정음관」, 『중국학보』5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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