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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3일 (수) 01:10 기준 최신판



콩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

개설

조선시대에 녹두는 1년 내내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서, 녹두를 이용한 음식은 매우 많았다. 싹을 틔워 숙주나물[녹두채(綠豆菜), 두아채(豆芽菜)]로 먹거나, 녹두를 불려서 간 뒤 청포묵[청포(淸泡), 녹두포(菉豆泡)]이나 빈대떡을 만들고, 삶아서 경단을 빚거나 떡을 찌거나 죽을 만들기도 했다. 녹말가루[菉豆粉]로 저장할 수도 있어서 국수를 만들거나 전을 부치기도 했고, 누룩과 술이나 차의 재료로 쓰기도 했다. 하나의 재료로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조리되었다.

원산지 및 유통

녹두의 원산지는 인도이며, 조선시대에는 북쪽 지방을 제외한 중부와 남부지방에서 널리 재배되었던 듯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경기도·충청도·경상도·전라도·황해도·강원도의 부세(賦稅)였고, 경기도 광주목 음죽현과 금천현, 양주도호부 교하현과 원평도호부, 수원도호부 진위현, 철원도호부 안협현과 마전현, 부평도호부 김포현·양천현·교동현, 충청도 충주목 음성현과 청주목 직산현, 황해도 황주목 서흥도호부와 신은현, 해주목 옹진현, 풍천군 장련현의 토산물이었다.

연원 및 용도

조선시대에 녹두는 지금도 여전히 만들어 먹는 녹두나물·녹두빈대떡·떡·청포묵·녹두죽은 물론이고, 다식·국수·술·차로도 만들어졌다. 녹두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왕실에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일상음식으로 즐겨 먹었으며, 특히 잔치나 제사·명절 때에는 녹두로 만든 음식 한두 가지는 상에 올랐다.

녹두로 만든 음식 중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이 보이는 것은 향온주(香醞酒)이다. 향온주는 녹두가루를 섞어 만든 누룩으로 담근 술인데, 세조는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으니 향온주를 진상하지 말라고 하였다(『세조실록』 7년 3월 7일).

조선시대의 유서류 및 조리서를 보면, 향온주를 비롯해 녹두로 만든 음식의 조리법과 함께 녹두가루를 내는 법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다루고 있다. 먼저 향온주는 내국향온(內局香醖)이라고도 하며, 『산림경제(山林經濟)』·『치생요람(治生要覽)』·『해동농서(海東農書)』·『박해통고(博海通攷)』·『고사신서(攷事新書)』·『주찬(酒饌)』·『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등에 제조법이 있으며, 이와 별도로 녹두누룩을 만드는 법도 소개되어 있다.

그 밖에 왕실에서 먹었던 음식으로는 죽·떡·다식·나물·전·차 등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 조선시대 조리서에 만드는 법이 나온다. 숙주나물은 『일성록』 1792년(정조 16) 윤4월 23일 기사에서 보듯이, 영흥 본궁(永興本宮)과 준원전(濬源殿)의 작헌례(酌獻禮)를 섭행할 때의 제물 중 하나로 그 조리법이 『산림경제』·『해동농서』·『농정회요(農政會要)』·『고사신서』에 실려 있다.

궁중의 잔치와 제례에 올랐던 음식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인 것은 녹두찰시루떡[菉豆粘甑餠], 녹두시루떡[菉豆甑餠], 녹두잡과쑥찰시루떡[菉豆雜果靑艾粘甑餠] 등과 같은 떡류와 녹두가루로 만든 녹두다식(綠豆茶食)이다.

『승정원일기』 1631년(인조 9) 1월 23일 기사에는 녹두죽, 『승정원일기』 1649년(인조 27) 5월 23일 기사에는 녹두가루로 만든 실국수가 나온다. 조선에서는 밀가루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주로 메밀국수를 먹었지만, 『수운잡방(需雲雜方)』·『요록(要錄)』·『음식디미방』·『역주방문(曆酒方文)』·『농정회요』·『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소문사설(謏聞事說)』에서처럼 메밀 대신 녹두가루로 면을 만들어 조리하기도 했다.

녹두로 만든 청포묵은 『수운잡방』·『농정회요』·『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빈대떡은 『음식디미방』·『규합총서(閨閤叢書)』에, 녹두차는 『산림경제』·『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농정회요』·『임원경제지』 등에 조리법이 나와 있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3월 삼짇날[三日]에 만들어 먹는 시절음식으로 녹두를 이용한 화면(花麵)과 수면(水麵)을 소개하였다. 화면은 녹두가루만 반죽하거나 녹두가루에 진달래꽃을 섞어 반죽하여 익힌 것을 가늘게 썰어 오미자물에 띄우고 꿀을 넣고 잣을 곁들인 음식이고, 수면은 녹두로 만든 국수를 붉게 물들여 꿀물에 띄운 음식이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고사신서(攷事新書)』
  • 『규합총서(閨閤叢書)』
  • 『농정회요(農政會要)』
  • 『박해통고(博海通攷)』
  • 『산림경제(山林經濟)』
  • 『수운잡방(需雲雜方)』
  • 『역주방문(歷酒方文)』
  •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요록(要錄)』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 『주찬(酒饌)』
  • 『치생요람(治生要覽)』
  • 『해동농서(海東農書)』
  • 한국식품과학회, 『식품과학기술대사전』, 광일문화사, 2008.
  • 홍석모 저·정승모 역, 『동국세시기』, 풀빛,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