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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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등을 접합할 때 사용하는 못.

개설

정(釘)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돌을 쪼아 가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정(丁)이나 정(錠)으로 표기한다. 또 하나는 나무 등을 접합할 때 사용하는 못을 의미한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문헌에 기록된 정은 못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못은 나무 등을 덧대어 붙일 때 나무에 박아 사용하는 철물로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 문헌에 못은 ‘釘(정)’, ‘丁(정)’, ‘錠(정)’으로 기록되어 있다. 못은 용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것을 제작해 사용하였다. 우선 못은 형태에 따라 거멀정(巨物釘), 광두정(廣頭釘), 도내두정(道乃頭釘), 압항정(鴨項釘), 채정(釵釘) 및 일반 정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 밖에 일반적으로 철을 사용해 만든 못과 달리 녹이 슬어 기물이 녹물에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놋쇠 판을 조각내어 만든 못인 두석편철정(豆錫片鐵釘)이 있다.

거멀정은 이어 붙인 두 부재의 이음새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ㄱ자 또는 ㄷ자 모양으로 구부려 만든 꺽쇠를 말한다. 거멀정은 용도에 따라 명칭을 달리 하기도 하였는데, 예를 들어 취두(鷲頭)에 쓰이는 거멀정은 ‘취두거멀정’이라 불렀다. 또한 크기에 따라 거멀정은 대거멀정과 소거멀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광두정은 말 그대로 머리를 크게 만든 못으로 장식의 기능을 겸하는 못이다. 광두정의 머리는 원형과 방형이 있으며, 머리 표면에 여러 무늬를 새겨 넣어 장식효과를 더하기도 한다. 광두정은 그 길이에 따라 사촌(四寸) 광두정, 구촌(九寸) 광두정 등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하였으며, 머리를 유난히 크게 만든 것을 대광두정이라 구분하기도 하였다.

도내두정은 머리를 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광두정과 같으나 머리를 꺾어 접어 못이 들어가는 홈 구멍(도내)에 머리 부분이 들어가도록 만든 못으로 광두정과 같은 장식 효과는 지니고 있지 않다. 도내두정은 길이를 3치, 4치, 5치, 6치, 7치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사용하였다.

압항정은 못의 머리를 오리 목 모양으로 만들어 발이나 차양 등을 말아 머리에 걸 수 있도록 한 특수한 형태의 못이다. 규격에 따라 대, 중, 소로 구분하기도 한다. 채정은 차정 또는 비녀못이라고도 하며, 말 그대로 비녀 형태로 만든 못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못은 그 용도에 따라 7푼에서 3자 사이의 다양한 길이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또한 조선시대 의궤의 기록에는 못이 사용되는 곳을 지목하여 추녀박이, 선자연박이, 누리개박이, 대박이, 개판박이, 평고대박이 등으로 구분하여 기록하기도 하였다.

연원 및 변천

못의 정확한 역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못은 나무를 접합할 때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철물로 이미 초기 철기시대의 건물 터에서 발견되고 있어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못은 그 용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의 것이 제작되어 사용되었는데, 조선시대에는 일반적인 못 외에 거물정, 광두정, 도내두정, 압항정, 채정 등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형태

못은 대부분 철로 만들지만 필요에 따라 놋쇠나 은, 금 등으로 만들기도 한다. 못은 그 용도에 따라 형태를 다양하게 만들어 사용하였다. 못은 머리와 몸채, 그리고 쉽게 박을 수 있도록 뾰족하게 만든 끝 부분으로 구분되며, 그 형태에 따라 거물정, 광두정, 도내두정, 압항정, 채정 및 일반 못으로 구분한다. 거물정은 ㄱ자 또는 ㄷ자 모양으로 만든 못이며, 광두정은 머리를 원형이나 방형으로 크게 만든 못, 도내두정은 머리를 꺾어 접어 홈 구멍에 들어가도록 만든 못, 압항정은 머리를 오리 목 모양으로 만들어 발이나 차양 등을 말아 걸 수 있도록 만든 못, 채정은 비녀 형태로 만든 못을 말한다.

참고문헌

  • 『창경궁수리소의궤(昌慶宮修理所儀軌)』
  • 『창덕궁수리도감의궤(昌德宮修理都監儀軌)』
  •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
  • 『서궐영건도감의궤(西闕營建都監儀軌)』
  • 『경운궁중건도감의궤(慶運宮重建都監儀軌)』
  • 경기문화재단 편집부, 『화성성역의궤 건축용어집』, 경기문화재단, 2007.
  • 장기인, 『한국건축사전』, 보성문화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