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능(良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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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지 않고도 잘하는 작용을 뜻하는 말.

개설

양능(良能)은 사람이 배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말은 『맹자(孟子)』「진심장구상(盡心章句上)」에서 "사람이 배우지 않아도 능히 할 수 있는 것이 양능이고 생각하지 않고서도 알 수 있는 것이 양지이다. 두세 살 난 아이도 자기 부모를 사랑할 줄 모르는 자가 없으며, 커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자가 없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양지, 양능의 양(良)은 본래부터 그러한 선험적인 것으로서 인위적인 것이 아니다. 두세 살 된 어린애도 가르치지 않아도 부모를 사랑할 줄 알고 아우가 형을 공경할 줄 아는 것이 양지, 양능인 것이다. 이에 남송의 육구연(陸九淵)은 "만물이 모두 나에게 완비되어 있으니 반성하고 정성을 다하면 이보다 즐거운 것은 없다."고 말했고, 명대의 왕양명(王陽明)은 양지와 양능의 도덕적 자발성에 근거하여 양명학을 완성했다. 양지가 세상의 도리이고 그 착한 본성이 발현되는 것이 양능인데 그것이 곧 인(仁)의 출발이자 끝이라는 성선설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최우선한다는 것이 양명 심학(心學)의 핵심이다.

왕양명은 양지를 전면적으로 발휘하여 마음을 다스리고 도덕을 바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을 치양지(致良知)라고 하는데, 양지에 따르는 한 그 행동은 선이 되는 것으로서 양지에 근거하는 행동은 외적인 규범에 속박되지 않는다. 마음은 선악을 넘어 있지만, 뜻에서 선악이 발생하므로 선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양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왕양명은 양지를 기르기 위해서는 욕심을 근본에서부터 뿌리를 뽑아야 하는 발본색원론(拔本塞源論)과 구체적인 사물이나 상황 위에서 마음을 단련한다는 사상마련(事上磨鍊)의 길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왕양명의 치양지설은 누구나 갖고 태어나므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양지를 가리고 있는 선악을 제거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나뉘게 된다. 조선조에서 양명학을 공격한 것은 주로 격물을 위한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조선조에서도 본래부터 시비를 분별할 수 있는 개념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양명학에서 말하는 양지는 격물이 필요가 없다고 점이 이단으로 배척되었다.

내용 및 특징

양능은 조선시대에도 사람이 배우지 않고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임금에게 충성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상도(常道)를 지키는 양능에서 비롯되었다라고 한다든가(『연산군일기』 10년 6월 4일), 부모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양능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것(『중종실록』 12년 7월 24일)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양능의 개념은 이황에 의해 양명학이 배척되면서 그 이후로는 자주 언급되지는 않았다. 숙종대에 권상유가 왕수인이 육상산의 뒤를 이어 양지·양능의 개념이 널리 퍼져갔다고 비판하였고(『경종수정실록』 4년 4월 24일), 영조대에는 사헌부에서 육구연(陸九淵)의 돈오설과 왕양명의 양지론이 성리학과 배치되는데도, 좨주(祭酒)정제두(鄭齊斗)가 정주학을 배반하고 육상산과 왕양명의 학설을 답습하였다고 비판하였다.

참고문헌

  • 진래 저, 전병욱 옮김, 『양명철학』, 예문서원, 2003.
  • 한국사상연구회, 『조선유학의 개념들』, 예문서원, 2002.
  • 유교사전편찬위원회 편, 『유교대사전(儒敎大辭典)』, 박영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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