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刀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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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칫과의 바닷물고기.

개설

경기도와 경상북도 이남에서는 갈치라고 부르나, 황해도와 강원도 이북에서는 칼치라고 한다. 정약전(丁若銓)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도어(刀魚)의 원명(原名)은 군대어(桾帶魚)이고, 속명은 갈치어(葛峙魚)라고 하였다. 조선시대 문헌에 도어로 만든 음식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어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주로 구이나 자반, 어장(魚醬)을 만들어 먹은 것으로 여겨진다.

원산지 및 유통

도어는 바닷물고기로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지만, 육지와 인접한 연안에서도 잡혔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기록으로 볼 때, 조선시대에는 도어가 인천 지역, 충청남도 서천·홍성·태안·서산군 일대, 그리고 전라북도 부안군과 같이 육지 인근 연안에서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세종실록』 지리지 경기 부평도호부 인천군][『세종실록』 지리지 충청도 공주목 서천군][『세종실록』 지리지 충청도 홍주목]. 현재는 우리나라 전 연해에서 많이 잡히고 있으며, 특히 경상북도 지역에서 많이 잡힌다.

최한기(崔漢綺)는 『농정회요(農政會要)』에서 깨끗하게 손질한 도어를 구워서 말린 다음 저장하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서유구(徐有榘)는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서 돈을 낭비하지 않으려거든 소금에 절인 갈치를 사 먹으라고 조언한 바 있다. 이처럼 도어는 말리거나 소금에 절인 상태로 전국에 유통되었고,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원 및 용도

도어는 몸길이가 최대 150㎝에 이를 정도로 매우 길고, 납작하다. 비늘이 없고, 은백색의 가루로 덮여 있어 몸빛이 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도어는 이러한 생김새 때문에 여러 이름을 얻었다. 가늘고 기다랗게 생긴 모양이 마치 허리띠를 닮았다 하여 대어(帶魚) 또는 군대어라 불렸다. 혹은 칼처럼 생겼다 하여 한자로 도어 또는 검어(劍魚)라 하였고, 한글로는 갈치 또는 칼치로 불렸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도어로 만든 음식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당시에는 도어가 중요한 물고기로 취급되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심지어 당시에는 갈치를 천한 생선으로 인식하였는데, 조선후기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이용기(李用基)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 갈치자반을 가리켜 천한 반찬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용기는 도어의 맛만큼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는 도어를 구워 먹으면 자반보다 훨씬 낫고 이보다 더 맛있는 생선은 없다고 단언하면서, 맛있는 음식이라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천하게 여겨지니 우스운 일이라고 기록하였다.

이후 도어에 대한 인식은 변화하고 있다. 도어는 조선시대에는 천한 생선으로 인식되었으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고등어와 더불어 가장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생선 중 하나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어획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도어는 이제 더 이상 천하지도, 흔하지도 않은 생선이 되었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농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 말린 도어를 이용하여 어장 만드는 법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말린 도어를 깨끗이 씻어서 항아리에 넣는다. 누룩가루와 황증가루 또는 엿기름가루를, 소금과 섞어 항아리에 넣고 진흙으로 밀봉하여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2주 정도 숙성시킨 후 먹는다. 하지만 조선시대 문헌에서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근대 조리서인 방신영(方信榮)의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과 이용기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구이·자반·젓갈 등의 음식이 소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도 이와 같은 음식을 먹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오늘날 도어를 이용한 상용 음식으로는 갈치구이와 갈치조림(갈치무조림)이 대표적이고, 생도어로는 갈치회나 생갈치호박국(갈치국)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한 도어가 많이 생산되는 전라남도·경상남〮북도·제주도 지역에서는 도어로 젓갈을 만들되, 부위를 세분화하여 갈치젓갈·갈치내장젓(갈치순태젓)·갈치아가미젓(갈치알개미젓)·갈치식해를 담는다. 특히 경상도 지역은 도어를 이용한 음식이 굉장히 발달했는데, 이곳에서는 김치를 담글 때에도 갈치를 넣어서 갈치김치, 갈치섞박지, 갈치내장김치(갈치순태김치) 등을 만들어 먹는다.

참고문헌

  •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 『농정회요(農政會要)』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자산어보(玆山魚譜)』
  • 『제민요술(齊民要術)』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농촌자원개발연구소, 『한국의 전통향토음식』, 교문사, 2010.
  • 정문기, 『어류박물지』, 일지사, 1989(1974 초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