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衍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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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의미를 풀어서 자세히 설명하는 일.

개설

연의(衍義)는 알기 쉽게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한다는 뜻으로, 조선시대에는 주로 경전(經傳)이나 역사서의 뜻을 자세히 풀이한 책 제목으로 ‘연의’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내용 및 특징

『조선왕조실록』에는 경전을 자세히 풀이한 『대학연의(大學衍義)』·『중용연의(中庸衍義)』·『구경연의(九經衍義)』 등과, 역사서를 연의한 『삼국지연의(三國志衍義)』·『초한연의(楚漢衍義)』 등이 등장한다.

『대학연의』는 송나라의 학자 진덕수(眞德秀)가 경연(經筵)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학』의 뜻을 풀어 쓴 책이다. 『대학』의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역대 제왕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고려시대 말기에 성리학이 도입되면서 함께 전래되었는데, 조선시대에는 경연의 주요 교재로 사용되었다.

그에 비해 『삼국지연의』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나라 때 구종석(寇宗奭)이 편찬한 『본초연의(本草衍義)』에 따르면, ‘연(衍)’과 ‘연(演)’은 예부터 같은 뜻이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연의(衍義)’와 ‘연의(演義)’를 혼용하기도 하였다. 연의(演義)는 사실을 부연해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뜻인데, 역사적인 사실을 부연해서 속어(俗語)로 재미있게 쓴 통속 소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연의소설(演義小說)은 역사를 부연한 까닭에 사실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1569년(선조 2)에 기대승은 『삼국지연의』에 대해, 허망하고 터무니없는 말이 많으며 무뢰한 자가 잡된 말을 모아 고담(古談)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비판하였다(『선조실록』 2년 6월 20일). 그런데 연의(演義)가 역사적 사실을 부연한 소설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선시연의(選詩演義)』라는 제목도 있는데 이 때 연의는 역사적 사실을 부연한 소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개념으로 쓰인 것이다(『세종실록』 16년 8월 26일).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연의(衍義)와 연의(演義)를 혼용했지만, 연의(衍義)는 경전과 역사서를 자세히 풀이한 책을, 연의(演義)는 역사를 부연한 통속 소설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