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歲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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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년(回歸年)의 길이를 일(日) 단위로 표시한 값.

개설 및 내용

동지(冬至)의 시각(時刻)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중국 고대 역법가(曆法家)들의 중요한 과제였다. 고대 역법은 동지를 계산의 기점으로 하였으므로, 동지시각의 정확도는 그해 절기(節氣) 예보의 정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해마다 동지의 시각을 측정하여 동지와 다음 동지 사이의 간격을 계산하면 1년의 정확한 길이를 구할 수 있다. 이렇게 정한 1년의 길이를 태양년(太陽年) 또는 회귀년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세주(歲周) 또는 세실(歲實)이라고 하였다. 다만, 세주는 회귀년의 길이를 일(日) 단위로 표시하고, 세실은 회귀년의 일수(日數)를, 1일을 10,000분으로 환산하여 나타냈다.

고대 중국에서 동지의 시각은 규표(圭表)를 이용해 측정하였다. 규표는 정오(正午)에 태양의 그림자를 측정하는 기구로, 표(表)는 수직으로 세운 막대를, 규(圭)는 막대 그림자의 길이를 재는 눈금이 있는 자를 말한다. 태양은 정오에 남중(南中)하므로, 이때 그림자는 정북(正北) 방향에 생긴다. 따라서 그림자의 길이를 측정하기 위한 눈금자, 즉 규는 정남북(正南北) 방향으로 놓인다. 동짓날 정오의 해그림자는 일 년 중 어떤 날 정오의 그림자보다 길기 때문에 규표를 이용하면 동짓날을 쉽게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태양의 적위(赤緯, δ)가 가장 낮아지는 순간인 진동지(眞冬至)가 꼭 정오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그 시각을 측정하려면 동지를 전후로 비교적 긴 시간 동안 관측을 해야 했다.

중국에서는 동지의 시각을 측정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시행되었는데, 그중 『수시력(授時曆)』의 제작자들이 행한 방법이 가장 정확한 측정 방법으로 알려졌다. 『수시력』에서 정한 동지의 시각은 1277년(원 지원 14)과 1278년(원 지원 15), 그리고 1279년(원 지원 16)에 걸쳐 무려 98회나 관측한 결과 얻어졌다. 관측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40척(尺) 높이의 규표를 사용하였고, 새로 고안한 경부(景符)의 원리를 응용하여 그림자의 상(象)이 선명하지 못해서 생기는 관측상의 오차를 없앴다. 그 결과 『수시력』에서 역원으로 정한 1280년(원 지원 17) 11월의 동지시각은 오늘날의 방법으로 계산한 결과와 일각(一刻)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값이었다.『수시력의(授時曆議)』에 기록된 1277년 11월의 관측 값으로, 당시 사용하였던 동지시각의 측정 방법은 표 1과 같다.

이 관측값들에 보간식(補間式)을 사용하여 동지시각을 계산하면 18.3248일이 된다. 즉, 1277년 11월 18일 32각(刻)이 동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측정한 동지시각을 통해 『수시력』에서 정한 1회귀년의 길이 즉 세주는 365일 24분 25초였다.

참고문헌

  • 『원사(元史)』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
  • 中國天文學史整理硏究小組 編著, 『中國天文學史』, 科學出版社, 1987.
  • 陳美東, 『古曆新探』, 遼寧敎育出版社,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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